'한국판 DHL'로 성장하려면 독립 브랜드·경영 체제 필요
물산과 합병은 검토 안해
[ 이호기 기자 ] “삼성SDS 물류부문이 ‘한국의 DHL(독일계 글로벌 물류 기업)’로 성장하려면 독립 브랜드와 경영 체제가 절실합니다.”
김형태 삼성SDS 스마트물류사업부장(부사장·사진)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삼성SDS가 이달 초 물류사업 분할을 공식 선언한 이후 담당부문장이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류사업 분할과 관련해 삼성SDS의 소액주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분할이 사업 목적보다는 물류 분야에서 삼성물산과의 후속 합병 등을 통해 그룹 내부 지배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사장은 이 같은 지적에 “오비이락”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삼성SDS 잠실 본사로 이전하면서 이 같은 시나리오가 나온 것 같다”며 “삼성물산과의 합병은 처음부터 검토한 적도 없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물류 분할은 전적으로 사업상 필요에 따른 결정”이라며 “그동 ?삼성그룹 내부 물량으로 성장했는데 올 연말이나 내년 초면 추가 수주를 기대하기 어려워 외부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2012년 1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화물의 실시간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물류 정보기술(IT) 시스템인 ‘첼로’를 구축했다. 물류부문 매출은 연 3조원 규모(올해 예상치)로 성장했고, 외연 확대를 위해 지난해 8월 오픈 물류 플랫폼인 ‘첼로 스퀘어’도 내놨다.
김 부사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유통 식품 생활용품 타이어 등 다양한 업종의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해보니 삼성SDS를 물류 기업이 아니라 IT회사로 생각해 만나주지도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해외 물류 전문 인력을 스카우트할 때도 IT회사라는 이유로 삼성SDS를 외면하는 일이 잦았다”고 덧붙였다.
사업 분할 이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물류사업을 더욱 키우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부사장은 “삼성SDS의 사내 인큐베이팅 단계는 이제 끝났다”며 “그동안 쌓은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적극적인 M&A와 조인트벤처(JV) 등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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