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6] 펄펄 난 조윤지…장타 뽐낸 박성현…몸 덜 풀린 장하나

입력 2016-06-23 18:25   수정 2016-06-24 05:01

박성현 2언더파 불꽃샷
티샷거리 280야드 '펑펑'
몸 덜 풀린 장하나는
1오버파 중위권 출발
'버디사냥꾼'조윤지 6언더파
"여름만 되면 힘이 솟아요"
허윤경도 모처럼 부활샷
습도 높아 그린 느려져
무더위에도 버디 쏟아져



[ 아일랜드CC=최만수 기자 ] “장타 하면 역시 박성현이지!” “아니야. 힘 빼고 쳐서 그렇지, 원조 장타자는 장하나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6’ 1라운드가 열린 23일 경기 안산시 대부도의 아일랜드CC(파72·6522야드) 1번홀(파4). 대회 전부터 골프팬들을 달군 ‘장타자’ 박성현(23·넵스)과 장하나(24·비씨카드)가 티잉 그라운드에서 연습 스윙을 시작하자 갤러리들이 술렁였다.

먼저 장하나가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날리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졌다. 낮은 탄도로 날아간 공은 페어웨이를 시원하게 반으로 가른 뒤 260야드 지점에 떨어졌다. 갤러리들의 입이 딱 벌어진 사이 박성현의 드라이버샷이 불을 뿜었다. 티샷 거리는 280야드에 달했다.

◆박성현 1번홀 버디 징크스 벗어

이번 대회는 1라운드 경기부터 호쾌한 장타쇼가 펼쳐져 갤러리들을 열광시켰다. KLPGA투어 최장타자인 박성현(평균 267.75야드)과 2013, 2014시즌 평균 260야드가 넘는 장타를 날리며 투어를 호령한 ‘디펜딩 챔피언’ 장하나의 맞대결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장하나가 다부진 체격을 바탕으로 장타를 뿜어내는 데 비해 박성현은 호리호리한 몸매에도 활처럼 휘어지는 허리 유연성을 바탕으로 비거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1번홀에서 박성현이 장타에 이은 감각적인 퍼팅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앞서갔다.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는 2번홀(파4)에선 장하나가 250야드의 ‘강심장 샷’을 날려 간발의 차로 승리했다. 4번홀(파5)에선 둘 다 2온을 시도했고 박성현이 다시 버디를 잡아냈다.

박성현은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2언더파를 기록하며 1오버파에 그친 장하나에 3타 차로 앞섰다. 평균 270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려 장타 대결에서도 250야드에 그친 장하나에 판정승을 거뒀다. 박성현은 1라운드 1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면 게임이 잘 안 풀리는 징크스가 있지만 이날은 선두와 4타차 공동 22위를 기록하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9개월여 만에 국내 투어에 복귀한 장하나는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지만 마지막홀에서 버디를 잡아내고는 주먹을 불끈 쥐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연출했다.

◆조윤지·허윤경, 선두권 “오랜만이야”

이날 대부도는 29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선수들은 많은 버디를 잡아내며 선전했다. 높은 습도로 그린이 빠르지 않아 정교한 아이언샷이 장기인 선수들에게 유리했다. 여름만 되면 힘을 내는 ‘버디 사냥꾼’ 조윤지(25·NH투자증권)가 대표적이다. 조윤지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조윤지는 지난 시즌 상금 3위에 오르며 맹활약했지만 올 시즌 NH투자증권으로 둥지를 옮긴 뒤 성적이 신통치 않아 분위기 전환을 위한 우승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조윤지는 “날씨가 더워지니 몸이 풀리면서 샷이 좀 되는 것 같다”며 “작년에 이 대회에서 선두를 달리다가 뒷심이 부족해서 우승을 놓쳤는데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랜 슬럼프에 시달린 허윤경(26·SBI저축은행)은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경기를 치렀다. 허윤경은 지난해 왼쪽 무릎에 물이 고이는 부상으로 부진에 빠졌고 8월 중순 시즌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달 에쓰오일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4위에 오른 뒤 샷감을 회복했다. 허윤경은 배선우(22·삼천리), 아마추어 성은정(17·금호중앙여고)과 함께 5언더파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쳤다.

아일랜드CC=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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