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에게 듣는다 (6)] 백재현 윤리특별위원장 "모호한 의원 윤리규정, 미국처럼 구체화하겠다"

입력 2016-06-2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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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국 대부분 배지 없어…권위의 상징 이제 내려놓아야"


[ 은정진 기자 ] 백재현 국회 윤리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사진)은 23일 “국회의원 배지는 존경보다 권위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권위를 내려놓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의원 배지를 이제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위원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을 제외하고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당수 국가의 국회의원이 배지를 착용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미 의원들에게 배포된 국회의원 출입증만으로도 충분히 의원 신분증명과 출입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임기 동안 국회가 노는 기관이 아니라 일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해 국회와 국회의원의 품격을 높이고 싶다”며 “윤리위원장으로서 간단하고 모호하게 돼 있는 여러 윤리규정과 조문을 구체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가 내놓은 3대 국회 개혁안은 배지 폐기와 ‘국회의원 윤리실천특별법’ 제정, ‘국회 윤리 매뉴얼’ 작성이다. 그는 국회 윤리실천특별煊?대해 “이종걸 더민주 의원 등이 이미 내놓은 법으로 강제성이나 처벌규정은 두지 않겠다”며 “다만 분산돼 있던 추상적이고 모호한 의원 윤리 관련 규정을 구체화해 의원들 스스로 이에 따르도록 유도하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윤리 매뉴얼 작성에 대해서도 “미국 하원은 의사규칙을 통해 단순하고 선언적인 내용이 아니라 상세하고 구체적인 윤리규정을 담고 있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및 갑질 금지 법률안’ 등 특권 내려놓기 운동에 대해 긍정 평가하면서도 일을 하기 위해 주어진 의원 특권과 갑질은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 위원장은 “국회의원은 말을 통해 일하는 사람들로, 상임위원회나 본회의에서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한 면책특권을 없애면 어떻게 일을 하겠느냐”며 “소위 ‘의원 갑질’에 대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지만 의원 직책을 수행하기 위해 국민이 부여한 권한까지 없애자는 것은 의원들에게 일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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