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원·위안화 직거래
수출입대금 환전 불편 줄고 파생상품 거래 탄력받을 듯
[ 베이징=김동윤 / 김주완 기자 ] 오는 27일부터 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 간 직거래가 시작된다. 해외에서 한국 원화의 직거래가 허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화의 국제화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중국 상하이에 있는 중국외환거래센터(CFETS)에 오는 27일 원화와 위안화 간 직거래 시장이 개설된다고 24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있는 금융회사들은 시장에서 은행 간 원화와 위안화를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중국 내에서는 원화와 위안화 간 직거래 시장이 개설돼 있지 않아 은행들은 미국 달러화를 매개로 원화와 위안화 간의 재정환율을 결정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환전업무를 했다.
이번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은 작년 10월 리커창 중국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합의한 것이다. 한국에는 2014년 11월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원화청산은행 출범식 축사에서 “중국 내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은 사상 처음 해외에서 원화 거래를 허용하는 것으로,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 제고 측면에서 역사적인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16번째 중국 내 직거래 통화
중국은 인민은행 산하 CFETS를 통해 은행 간 외환거래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CFETS에서 위안화와 직거래가 허용된 통화는 총 15개다. 미국 달러화,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같은 글로벌 통화와 러시아 루블화, 싱가포르 달러화 등 중국 주변 국가들의 통화가 대부분이었다.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원화는 중국 내에서 직거래가 가능한 16번째 통화가 된다.
외환거래는 중국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30분부터 밤 11시30분(한국시간 오전 10시30분~밤 12시30분)까지 이뤄진다. 환율 표시는 한국 내 원·위안 직거래 시장과 마찬가지로 1위안을 기준으로 하기로 했다. 하루 환율 변동폭은 인민은행이 매일 아침 고시하는 기준환율을 기준으로 상하 5.0%로 제한된다.
원·위안화 파생상품 거래 허용
중국에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중국 현지에 진출에 있는 한국 기업이나 중국과 무역거래를 하는 한국 기업들의 외환거래가 한층 편리해질 전망이다. 한국 원화는 그동안 은행 간 시장에서 직거래가 불가능해 대부분의 중국계 은행들은 원화와 위안화 간 환전업무를 취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과 주재원들은 현지 한국계 은행들을 통해서만 원화와 위안화 간 환전업무를 할 수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변에 한국계 은행이 없는 중국 내 일부 한국계 기업들은 한국 본사와의 수출입 거래를 할 때도 위안화나 달러화로 결제해야 했다.
앞으로는 대부분의 중국계 대형 은행들이 원·위안 환전업무를 취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같은 불편함이 사라질 전망이다.
직거래 시장 개설을 계기로 중국 내에서 원·위안화 관련 파생상품 거래도 허용된다. 이에 따라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은 원·위안화 선물환을 매입하거나 매도하는 방식으로 위안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에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탄력 받는 원화의 국제화
기재부는 이번 중국 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은 한국 원화의 국제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원화의 글로벌 사용 확대를 위해 원화의 국제화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해외에 원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지는 않았다. 투기자본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한국과 무역거래가 많은데다 외환시장의 투기적 거래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 원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김주완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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