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통령, 창업 지원에 대한 열정은 똑같아요"

입력 2016-06-26 18:0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화상 대화한 권예람 아이엠랩 대표

실물 크기 영상…"실제 얘기한 느낌"
오바마,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인사…2013년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만나



[ 이호기 기자 ]
“일반인이 길을 가다 심장마비에 걸린 사람을 보더라도 스마트폰 앱을 켜서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나요?”(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미리 연습을 좀 해두면 혼자서도 잘할 수 있습니다.”(권예람 아이엠랩 대표·사진)

심폐소생술 교육 솔루션을 개발한 국내 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대표가 지난 25일 원격 화상 대화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다. 서울 대치동 구글 캠퍼스 서울의 화상 회의용 스튜디오인 ‘포털’은 밀폐된 컨테이너 내부에 전신 거울 크기의 디스플레이와 입체 음향 기기 등을 설치해 멀리 떨어진 사용자끼리 마치 같은 장소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대화를 할 수 있다.

이날 권 대표와 오바마 대통령의 만남은 오바마 대통령 주관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2016 글로벌 蓚耽?정신 정상회의’의 부대 행사로 마련됐다. 권 대표를 포함해 영국 런던, 멕시코 멕시코시티, 이라크 아르빌에서 각각 접속한 4명의 젊은 창업가가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화 시작 전 권 대표와 인사하면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하고 고개를 숙여 눈길을 끌었다. 이어 권 대표의 회사 소개와 제품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뒤 “멋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라고 높이 평가했다. 권 대표를 비롯한 KAIST 석·박사 연구원들이 작년 1월 창업한 아이엠랩은 심폐소생술 교육 솔루션인 ‘하티센스’를 개발했다.

권 대표는 젊은 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정부와 대기업이 해야 할 일을 알려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질문에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스타트업이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자원이 부족할 때가 많다”며 “이에 대한 지원 체계가 갖춰진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권 대표는 행사가 끝난 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실물 크기 영상으로 실제 행사장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살짝 긴장하기도 했지만 대통령이 편하게 대화를 리드해줘 좋았다”고 했다.

권 대표는 2013년 말 영국에서 열린 한 국제 포럼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만나 창업 배경과 제품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양국 대통령에 대해 “두 사람의 스타일은 서로 다르지만 젊은 창업가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굳은 신념과 열정은 똑같이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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