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업무 즐긴다면 광고회사는 최고 직장
돈 벌고 싶다면 다른 길 가야
[ 공태윤 기자 ] “어떻게 하면 신세계그룹의 고품격 이미지와 위트를 이질감 없이 융합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28일 열리는 ‘한경 광고·홍보 잡콘서트’에서 강연하는 황보현 HS애드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상무·54·사진)가 신세계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광고인 ‘쓱닷컴(SSG.COM)’ 제작 과정 등을 광고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광고인이 되면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되는지 학생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할 예정이다.
쓱닷컴 광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그가 일반 쇼핑몰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싶어 생각해낸 게 ‘SSG=쓱’이라는 공식이었다. 쉽고 재미있게 브랜드를 기억시킬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는 종전 신세계 통합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였던 ‘에스에스지닷컴’이란 일곱 글자를 한 글자로 축약했다. 여기에 회화적인 이미지를 영상에 담아 다른 광고와 차별화되는 고품격 광고를 선보였다.
고민 끝에 나온 쓱 광고는 작년 12월31일 첫 방송을 탔다.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수주한 지 4개월 만이었다. 광고가 방송을 탄 뒤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쓱, #ㅅㅅㄱ, #잘했쓱’ 등의 해시태그가 등장하고, 출연 모델인 공유와 공효진 커플의 대사가 화제가 됐다.
광고의 히트는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송을 탄 뒤 열흘 만에 쓱닷컴 매출은 그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광고·홍보 잡콘서트를 앞두고 대학생 광고동아리 학생들은 가장 만나보고 싶은 광고인으로 황 상무를 꼽았다.
황 상무는 “제작 완료한 광고를 처음 본 신세계 측은 ‘새롭고 특이하지만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털어놨다. ‘남들이 모르는 사이 슬쩍 해치우고 넘어간다’는 문장에 쓰이는 ‘쓱’이라는 단어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었다.
황 상무는 “광고로 인해 예기치 않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잘 관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후배 광고인에게 대범함을 장려하고 그들의 창의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때 이를 책임져주는 게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의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야구에서 좋은 안타는 파울라인 근처에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광고산업에서 대범하고 위험한 아이디어는 피하거나 버려야 할 게 아니라, ?관리하고 장려해야 할 대상입니다.” 위험하지만 대범했던 쓱 광고는 신세계의 우려와 달리 성공을 거뒀다.
황 상무는 광고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광고업 대신 딴 길로 가라”고 조언했다. “광고회사는 안정적으로 돈을 벌기 좋은 직장이 아닙니다. 취미생활하듯 다닐 수 있는 직장은 더더욱 아니죠. 광고 그 자체가 취미이고 즐거움이면서 창의적인 업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좋은 직업입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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