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이 주도해 올초 출범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AIIB의 급여 및 복지 수준이 다른 국제기구보다 낮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28일 AIIB 관계자에 따르면 AIIB는 지난 1월 출범 당시 연말까지 총 100명의 인력을 채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의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주요 채용 대상이었다. 하지만 출범 이후 5개월여가 지나는 동안 AIIB는 33명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AIIB 관계자는 “AIIB의 대우가 다른 경쟁 국제기구보다 좋지 않아 고급인력이 지원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AIIB를 주도하는 중국 정부는 당초 직원 급여 수준을 다른 국제기구보다 10% 높게 책정했다.
그러나 출범 전 각국 대표로 구성된 이사회는 “급여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경쟁관계인 국제기구보다 10% 낮게 책정했다. 직원에게 주거비와 학비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ADB는 직원의 주거비와 국제학교 학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IMF는 국제학교 학비를 지원한다. AIIB 본부가 있는 베이징 금융가는 주거비가 베이징 시내에서 가장 비싼 지역으로 꼽힌다. 베이징국제학교 역시 세계에서 학비가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AIIB 관계자는 “AIIB에서 주는 연봉만으로는 베이징에서 주거비와 국제학교 학비를 대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40, 50대 실무자급 전문가들은 경제부담 때문에 AIIB로 이직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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