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새로운 혼돈, 우리는 생존 가능한가

입력 2016-06-28 17:47  

김용태 < 새누리당 국회의원 ytn@na.go.kr >


지난 한 주간 나라 안팎에서는 세기적 대전환에 가까운 사건들이 있었다.

나라 밖 영국에선 국민투표로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가결돼 세계 정치·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국내 금융가에선 약 35조원의 영국계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까지 있다. 북한이 발사한 여섯 번째 무수단 미사일은 탄도미사일로서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면서 북핵 위협 수준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는 한국 안보외교의 복잡성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나라 안에선 심화되는 경기 부진과 고용 하락, 가장들의 실직으로 국민들의 불안과 어려움이 심해졌다. 국회에선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여야 3당 대표가 제20대 국회의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공통적으로 양극화 해소를 강조했다.

언론은 이런 흐름에 대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가 거버넌스 체계의 대전환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했다. 나라 안팎의 격변에 가까운 흐름들은 지금의 국가 거버넌스 체계로는 더 이상 견뎌낼 수 없다.

한국의 통치와 정치체계의 효용이 다한 구조의 대전환 시대에 정치권, 특히 집권 여당의 역할은 분명하다. 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먼저 보여주고 이끌어가야 한다. 시대에 적합한 대혁신의 모습을 선도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현재 새누리당은 시대 요구에 부응하기는커녕 퇴보하고 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국가의 통치시스템을 위협하는 불안정성을 정치가 어떻게 극복하고 발전으로 이끌어낼 것인가를 다룬 저서 정치질서의 기원에서 정치가 쇠퇴하는 과정을 간명하게 짚어낸다. “기존 제도에 대한 미련과 집착은 실패로 이어지는데, 낡아버린 제도를 개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런 실패가 벌어지고 있음을 눈치 채는 능력 자체가 실종된다.”

혁신의 토대가 되는 반성과 성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집권당으로서 대전환의 시대를 이끌어가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국민과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의 변화에 응답할 기본적인 역량도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이런 대전환의 시대를 이끌어가려면 대혁신이 필요하다. 이게 시대가 요구하고 국민이 원하는 것이다. 이에 부응하지 못하면 새누리당이 아니라 국민과 나라가 어려워진다. 새누리당은 이 준엄한 소명의식을 깨닫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김용태 < 새누리당 국회의원 ytn@na.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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