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플러스] '여름 성수기' 돌아왔는데…주가 급락에 당황한 주류업계

입력 2016-07-01 14:21  

[ 김아름 기자 ]

지난해 여름 '과일 소주'로 주가 돌풍을 일으켰던 주류 업계가 올해는 울상을 짓고 있다. 계절 성수기를 겨냥해 내놓은 새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지 못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말(30일 종가 기준) 주요 5개 주류업체의 주가는 1분기 말 대비 평균 18.1% 하락했다. 하이트진로가 18.6%, 롯데칠성이 15.9% 하락했고 무학과 보해양조는 각각 28.2%, 25.8% 급락하며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과일소주 열풍과 소주값 인상 등의 이슈가 끌어올린 주가가 다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들은 평균 23.1% 급등했다. 1분기말 롯데칠성이 '순하리 처음처럼'을 출시하면서 전국에 과일소주 열풍을 불러온 덕이었다.

열풍을 주도한 롯데칠성 주가는 전분기 대비38.4%나 올랐다.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로 점유율을 늘린 무학(17.9%)은 물론 보해양조(27.8%) 국순당(32.2%) 등도 덩달아 주가가 뛰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여름을 노린 '저도수 탄산주'가 큰 반향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내림세가 길어지고 있다. 올 여름을 노리고 출시된 과일 탄산주의 인기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주류업종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 것이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올해 2분기 들어서는 '이슬톡톡'으로 시장 공략에 어느정도 성공한 하이트진로(4.5% 증가)를 제외한 4개 종목 모두 전분기 대비 거래량이 6%에서 최대 50%까지 감소했다. 주류업계가 이슈를 생산해내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향했다는 뜻이다.

보해양조는 지난해 말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부라더소다'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로 점유율을 확대했던 무학도 '트로피칼이톡소다'가 실패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무학의 판관비가 90억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다"며 "60억~70억원 내외에서 통제해야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슬톡톡으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하이트진로는 '본업'이 허점을 보인 탓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본업인 맥주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며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국내 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7.0% 감소할 것"이라며 "경쟁사의 밀어넣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과일소주 열풍도 그 정도의 성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었다"며 "매년 그 정도의 이슈를 만들어내는 히트상품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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