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기업, 2세 경영인이 이끈다

입력 2016-07-01 15:43   수정 2016-07-01 18:58


패션업계에서 2세 경영이 표면화하고 있다.

회사를 세운 1세대 경영인들의 자녀가 업무 습득을 거쳐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다.

세정그룹은 1일 박이라 세정 상무이사를 부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박 신임 부사장은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의 셋째 딸로 2005년 세정에 입사했다. 비서실, 브랜드전략실장 등을 거쳤고 2013년 세정의 신규 유통 플랫폼인 웰메이드, 주얼리 브랜드 디디에두보 론칭을 이끌며 경영 일선에 참여했다.

박 부사장은 앞서 2007년 관계사 세정과미래의 2007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상태로 세정 부사장과 세정과미래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됐다.

세정그룹의 맞수로 일컬어지는 패션그룹형지도 지난달 최병오 회장의 장녀인 최혜원 형지I&C 캐리스노트 사업본부장을 대표이사 전무로 승진 발령했다. 이번 인사로 최 대표는 본격적인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됐다.

최 대표는 2008년 패션그룹형지에 입사해 글로벌소싱 구매팀, 크로커다일레이디 상품기획실 등에서 업무를 익혔다. 2013년에는 패션그룹형지 전략기획실장을 맡아 브랜드 경영을 경험했고, 2014년부터 형지I&C의 여성복 캐리스노트 사업본부장을 맡았다.

영원무역그룹의 경우 성기학 회장의 둘째딸과 셋째딸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3월 그룹의 중간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대표가 성 회장에서 차녀인 성래은 사장으로 변경되면서 2세 경영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아웃도어 의류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영원아웃도어,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영원무역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성 사장은 2007년 회사에 합류한 뒤 영원무역홀딩스 사장과 영원무역 전무를 겸직했다.

이와 함께 성 회장의 셋째딸 성가은 씨가 영원아웃도어 상무에 올라 노스페이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신원은 올 4월 박정주 수출부문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아버지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과 형인 박정빈 신원그룹 부회장이 징역형을 받은 가운데 셋째 아들이 회사를 이끌게 된 것이다.

삼성그룹과 신세계그룹 패션사업의 경우 지난해 한 발 앞서 2세 경영이 급물살을 탄 상황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지난해 패션부문장(사장)을 맡아 단독으로 삼성그룹 패션 사업을 이끈다.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회장의 딸인 정유경 백화점 총괄사장이 패션기업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 패션업계에서 2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2세 경영인들의 능력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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