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첫 사망사고…'안전성' 도마 위에

입력 2016-07-01 17:51   수정 2016-07-0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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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차 안전 논란

테슬라 '모델S' 운전자 사망…미국 당국 조사 착수

고속도로 교차로 주행중 좌회전 대형트럭과 충돌
밝은 하늘과 트럭의 하얀색 측면 구분 못해 사고
센서 오작동…구글·GM 등 "규제 강화되나" 촉각



[ 홍윤정/임근호 기자 ]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던 미국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모델S’가 대형 트럭과 충돌해 모델S 운전자가 사망했다. 자율주행차 운전자 사망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고로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 자율주행차 대중화가 상당 기간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모델S를 발판으로 자율주행차 제국을 꿈꾸는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하얀색 트럭을 하늘과 혼동”

테슬라는 지난 5월7일 미국 플로리다주 윌리스턴 고속도로를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하던 모델S가 맞은 편에서 도로를 가로질러 좌회전하는 대형 트레일러 트럭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돌진해 충돌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사고 지점은 양방향이 중앙분리대로 나뉜 고속도로의 교차로였다. 신호등은 없었다. 충돌 당시 모델S의 전면 유리 쪽이 트레일러의 바닥 부분과 부딪쳤고, 이때 당한 부상으로 모델S 운전자가 사망했다.

테슬라는 사고 당시 맑게 갠 밝은 하늘과 트레일러의 하얀색 측면을 자율주행 센서가 혼동해 브레이크를 밟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사고 트럭을 운전한 프랭크 바레시는 “테슬라 차량이 빠른 속도로 움직였고, 브레이크는 작동하지 않았다”며 “충돌 당시 테슬라 차량 운전자가 영화를 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사고 희생자는 테슬라 동호회 멤버 중 한 명인 조슈아 브라운(40)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에서 11년간 복역한 브라운은 기술컨설팅 회사를 창립할 정도로 혁신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지난 4월 ‘오토파일럿(자율주행 모드)이 모델S를 살렸다’는 제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 동영상은 조회수가 171만건을 넘으며 주목받았다.

이 동영상에는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 중인 그의 모델S가 급차선 변경을 시도하는 대형 트레일러를 피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극찬한 테슬라의 자율주행 모드 때문에 생을 마감했다.

테슬라는 사고 내용을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에 통보했고, NHTSA는 예비조사를 시작했다. 테슬라는 NHTSA의 예비조사가 자율주행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판별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차 안전성 의구심 증폭

지금까지 자율주행차는 가벼운 접촉사고만 냈다. 지난 2월 시험운전 중이던 구글의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 모래주머니를 피하려다 버스와 접촉사고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 자율주행차 탑승자가 사망한 이번 사고로 자율주행차 안전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동안 별다른 감독 없이 진보해온 기술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려는 완성차 및 기술 업체 간 경쟁 때문에 컴퓨터가 인간보다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커졌으나 사망사고가 의문을 품게 한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구글 등 정보기술(IT) 업계와 제너럴모터스(GM) 등 완성차 업계는 테슬라 사고가 새로운 안전 규제나 자율주행 기술을 제한하는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S는 최근 서스펜션 결함 가능성도 불거져 미국 규제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

테슬라는 자사 자동차들이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한 누적거리가 2억900만㎞에 이른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따지면 자동차 사망사고가 주행거리 9700만㎞에 한 번꼴로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31일부터는 대당 3만5000달러(약 4000만원)짜리 전기차 ‘모델3’를 40만대 선주문받아 눈길을 끌었다.

홍윤정/임근호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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