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드문 산에서 거대한 금맥이 발견된다. 금이 발견되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동근(조진웅)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엽사 무리를 이끌고 산에 오른다. 인생 역전을 맞이한 기쁨도 잠시, 금맥이 있는 땅주인 노파가 나타나고 말씨름 끝에 노파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만다.
과거 탄광 붕괴 사고 이후 후유증에 시달리던 기성(안성기)은 매일같이 산을 오르며 사냥에 매진한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총 한 자루를 쥔 채 사냥에 나선 기성은 산사태 때문에 출입이 불가하다던 산에 수상한 엽사 무리들을 발견하고 그들을 뒤쫓다 사고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이제부터 진짜 '사냥'이 시작된다.
'람보 할배'의 탄생이다. 국민배우 안성기의 노련함은 '람보 할배'에 진정성을 불어 넣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속에서 인간의 탐욕, 욕망이 드러난다. 여기에 트라우마가 맞물리면서 인간의 내면에 대해 심도 있게 파고들었다.
안성기는 언론시사회에서 "몇 번을 봐야 이해가 가는 장면이 있다"면서 "스피드하게 진행되다 보니 두 번씩 봤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실제로 '사냥'이 개봉되고 영화를 본 관객들은 예상치 못한 전개에 궁금증이 도졌다. 이에 주연배우 안성기, 조진웅, 한예리, 권율, 손현주가 그 궁금증을 명쾌하게 풀었다. 아직 영화를 보기 전이라면, '뒤로'를 눌러도 좋다.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다.
기성과 엽사 무리들은 왜 산에 오르는 걸까.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지점은 ‘왜 기성(안성기)과 동근(조진웅), 그리고 엽사 무리가 산에 오르게 된 것일까’에 관한 이유다. 이는 동근이 무진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쌍둥이 동생 명근으로부터 받은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된다.
한 노파가 우연히 산 속에서 금맥바위를 발견하고 경찰서에 신고한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명근은 노파에게 가짜 금이라 속이고, 은밀히 동근에게 진짜 금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알린다. 이에 동근은 금을 차지하기 위해 한 무리의 엽사들을 이끌고 산에 오른 것이다.
한편, 기성은 15년 전 탄광붕괴사고 이후 홀로 살아 남았다는 죄책감에 매일 산에 오른다. 그 날도 어김 없이 산에 오르려던 기성은 무진 경찰서로부터 산사태 때문에 출입이 불가하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발길을 돌리려 하지만, 산 초입에서 정체 모를 엽사들이 산에 오르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기성 역시 산에 오른다.
이후 기성과 엽사 무리가 서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게 되고, 그 때부터 출구 없는 산 속 기성과 엽사 무리의 목숨을 건 16시간의 추격이 시작된 것이다. “금에 대한 사람들의 탐욕이 寬@?사냥하게 되는 상황까지 도래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영화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제작자 김한민 감독의 말처럼 영화 <사냥>은 인간 내면에 깊이 잠재되어 있는 본질적인 욕망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15년 전, 기성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관객들의 또 하나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은 바로 ‘기성의 과거’다. 그가 이유 없이 산에 집착하는 모습은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에게도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어 다방면의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이는 15년 전, 기성이 탄광에서 근무하던 시절 대규모 탄광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기성은 무너진 탄광 속에서 42일만에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다. 하지만 해당 사건을 조사하던 무진 경찰서 손반장(손현주)은 대체 기성이 어떻게 42일이라는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는지 의문을 품는다.
그 때, 사고 이후 일주일간 입을 꾹 닫고 있던 기성이 입을 열며 사건에 대한 진실이 드러난다. 그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고 당시 갇힌 고립된 동료 중현(진선규)이 있었기 때문. 중현은 자신의 몸을 희생해 기성을 살려낸다. 이 때문에 기성은 죄책감과 악몽에 시달리며 비정상적으로 산에 집착하게 된 것이다.
“이 영화 속의 과거 부분이 이 영화의 주제이기도 하다”라고 말한 배우 안성기의 말처럼 기성의 과거 장면은 비록 짧지만 큰 의미를 전한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우철 감독 역시 기성의 과거 장면을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으며 “과거의 사건에서 오는 기성의 트라우마가 관객들에게 조금 어렵게 다가갈 수도 있지만, 그 기저에 깔린 정서를 쫓아가길 바랐다. 자연스럽게 따라 오다 보면 기성이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 지, 기성이 왜 이러한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라는 관객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관람 팁을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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