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지난달 2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하면서 세계에서 시가총액 2440조원이 하루 만에 증발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2011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기억하기 싫은 악몽을 다시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어떤 악재도 결국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주식시장의 절대불변 법칙을 알고 있다. 세계 경제가 붕괴하지 않는 한 위기는 언제나 투자자에게 기회로 작용했고 진정한 대박은 이 시기에 터졌다.
◆경기민감 대형주는 피해야
브렉시트가 현실화하자 가장 우려되는 상황으로 떠오른 것은 다른 유럽 국가의 연쇄적인 유럽연합(EU) 탈퇴다. 브렉시트로 세계 경제가 장기 불황으로 치달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스웨덴 덴마크 등 반통합 정서가 강한 국가들의 연쇄 탈퇴로 2차 피해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 아직 연쇄 탈퇴 가능성은 낮지만 현실화한다면 시장의 충격은 꽤 클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자금 이탈 여부도 체크해야 한다. 브렉시트 투표 후 외국계 자금은 속도차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게다가 파운드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영국계 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분명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현금 비중과 주식 비중을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짧은 트레이딩을 병행하는 유연한 매매가 필요한 때다. 유럽계 자금 이탈 시 매물이 쏟아져나오는 것이 우려되는 경기민감 대형주는 당분간 편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브렉시트 이후 공략할 종목은 제약·바이오주다. 일반적으로 대형 악재가 발생하면 지수와 종목이 조정 받는 것은 자명하다. 이런 경우 개인투자자들은 대응이 쉽지 않다. 다만 조정이 마무리될 때는 낙폭 이전에 분위기가 가장 좋았던 업종군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올해는 제약·바이오 업종이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게다가 지난달 30일부터 민간 업체도 12가지 항목에 대한 유전자 검사가 허용되면서 관련 시장이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까지 민간 업체는 의료기관의 의뢰를 받은 경우에만 유전자 검사가 가능했다.
◆메디프론 네이처셀 ‘주목’
치매 치료제 기술 수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메디프론과 네이처셀이 주목된다. 메디프론은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물질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기업으로 치매 치료제 ‘DWP9031’의 글로벌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물질의 유럽 특허를 지난 4월 취득했다.
네이처셀은 알바이오와 함께 줄기세포 치료제 ‘조인트스템’의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대한 미국 상업임상 2상을 위해 현지 CRO(연구개발 대행 기업)인 KCRN리서치와 임상 대행 계약을 4월 맺었다. 조인트스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2상 승인을 받아 오는 9월부터 60명의 환자를 모집해 2018년 3월 완료한다는 목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사람의 인지 기능과 기억 능력을 떨어뜨린다. 세계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35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약물접합기술 관련 수출 기대가 큰 알테오젠과 펩트론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알테오젠은 약물의 효과 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넥스피(NexP) 융합기술과 항체-약물 접합기술(ADC)인 넥스맵(NexMab) 등 최근 주목받는 바이오 핵심 기술을 모두 보유했다. 경쟁사 대비 저평가돼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가 가능한 종목이다. 펩트론은 스마트데포 기술 기반의 약효 지속성 의약품 개발업체다. 국내 제약사인 유한양행, 대웅제약에 기술을 이전하는 등 다수의 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랩스커버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7조9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한 것을 감안하면 스마트데포 플랫폼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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