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비자금' 수사, 신동빈 회장 귀국에 '급물살'

입력 2016-07-03 14:59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귀국하면서 '롯데 비자금'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그동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일민 전무 등 롯데그룹 정책본부 핵심 임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해 본격적인 총수 일가 수사에 대비한 자료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해외에 체류 중인 동안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중심으로 한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구성해 검찰 수사에 따른 방어 태세를 구축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인사청문회 하루 만에 낙마한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 등 거물급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롯데 변호인단을 이끌고 있다.

서울지검 특수 2·3과장과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을 지낸 기업형사사건 전문가인 차 변호사는 지난해 롯데그룹 '형제의 난' 때부터 롯데 관련 업무를 전반적으로 총괄해왔다.

이들은 롯데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둘러싸고 검찰과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롯데 총수 일가가 중국·베트남 등지에서 주요 계열사를 동원해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많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의 배임 및 횡령 의혹에 대해서도 涌㈃暮린?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경우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를 수입할 때 일본 롯데물산을 거래 중간에 끼워넣어 대금 일부가 불필요하게 일본 롯데물산 측에 흘러가도록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이런 의혹들이 복잡한 기업 경영에 대한 이해 부족과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밀금고에서 발견됐다는 300억원만 해도 급여와 배당금으로 받은 돈을 개인금고에 보관했던 것일 뿐 비자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성실히 해명하면 오해가 풀리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롯데물산이 개입된 롯데케미칼 거래건에 대해서도 롯데그룹은 외환위기 당시 한국기업들의 신용도가 낮았기 때문에 일본 롯데물산의 신용도를 활용해 한층 싼 이자를 물고 어음 무역거래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창'과 변호인단의 '방패'간 치열한 법리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는 비자금 조성 의혹과는 별도로 제기되는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대체로 시인하고 있다.

과거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운영하던 회사에 롯데시네마가 매장 사업권을 내줬던 것이나 롯데백화점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부인인 서미경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식당 사업권을 준 것 등은 시정돼야 할 구습이라는 것이다.

롯데는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이미 수년 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적발돼 시정 명령을 받고 과징금까지 부과됐던 사안이어서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일종의 배임 행위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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