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석 기자 ] 삼성전자는 국내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과 디스플레이 공장을 여러 곳 가동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D램과 낸드플래시, LCD(액정표시장치) 등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근로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위험을 원천적으로 없애기 위해 환경안전에 인적·물적 자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안전사고 관리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환경안전 교육을 통해 임직원의 안전관리 문화를 체질화하고 있다. 또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사고유형별 비상사태 시나리오를 마련했으며, 정기적 훈련을 통해 사고가 발생하면 임직원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하도록 하고 있다.
매년 여는 환경안전 혁신대회도 환경안전 경영에 큰 역할을 한다. 최근 1년 동안 국내외 생산법인, 협력사에서 진행한 현장 개선사례 중 우수사례를 선정해 혁신사례 전시와 개선 현장에 대한 벤치마킹, 사업장별 우수사례를 발표하는 행사다.
이를 통해 우수사례를 다른 생산현장으로 확산하는 한편 모든 임직원이 자연스럽게 안전의 중요성을 공감하도록 하고 있다.
올 1월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문화 정착을 목표로 안전문화사무국을 설립했다. 이 조직은 안전문화 수준평가를 위한 설문 문항을 개발해 작년부터 세계에 퍼져 있는 수백개 글로벌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기 평가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흡한 곳이 발견되면 곧바로 수정토록 한다. 또 미흡한 항목을 모아 분석해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외부인으로 구성된 옴부즈만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서울대 법학과 교수인 이철수 옴부즈만위원회 위원장과 임현술 동국대 의대 교수, 김현욱 가톨릭대 의대 교수 등으로 이뤄진 이 위원회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 대해 근무환경을 종합 진단하고 그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는 역할을 한다. 진단 결과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발견되면 개선안을 제시하고, 그 이행을 점검하는 역할도 맡는다. 위원회 활동기간은 3년이며, 필요할 경우 3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안이 중요한 반도체 회사가 외부인으로 이뤄진 조직을 공장에 상주시키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옴부즈만위원회 설립은 지난 9년간 이어져 온 반도체사업장 백혈병 문제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일단락짓겠다는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환경안전 노력을 통해 쌓은 노하우는 협력사와 공유한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에 노동·안전·환경 운영 가이드와 체크리스트를 제공해 협력사가 자가진단을 통해 문제점을 스스로 개선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매년 10월 삼성전자 ‘환경안전 혁신데이’에 협력사 대표를 초청해 협력사의 환경안전 혁신 우수사례를 발표하는 등 벤치마킹할 수 있는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삼성전자 상생협력아카데미에서는 협력사 환경안전 교육체계를 수립해 협력사 임직원들에게 무료 교육을 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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