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방위산업 이대론 안된다] '명품 자주포' K9 성공비결 아세요?

입력 2016-07-05 18:55  

국산 기술력+저렴한 원가+해외 수출 '3박자' 갖춰


[ 박상익 기자 ] 자주포는 차량으로 끌고 다니는 견인포와 달리 자체 동력으로 이동하는 화포다. 1999년 실전에 배치된 K9 자주포는 세계 최고 수준 성능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명품 자주포’란 별명을 얻었다. 지상전의 필수요소인 화력 지원을 담당하는 K9 자주포는 국군 전투력 향상과 수출로 인한 경제 효과 증대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력 열세 극복하려 국산화 시동

전문가들은 K9 자주포가 명품 무기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세 가지로 꼽았다. △국내 방산 역량의 집결 △국산화에 기반한 저렴한 원가 △뛰어난 기술력으로 인한 해외 수출이다. 북한 포병 전력의 수적 우위에 맞서 질적 우위를 점하려 했던 노력이 한데 모인 무기가 K9 자주포란 설명이다.

새로운 자주포 개발 필요성이 제기되던 1980년대는 최대 사거리를 40㎞ 이상으로 설정하는 게 세계적 추세였다. 북한도 40㎞급 170㎜ 자주포를 보유하고 있어 국군 화력의 열세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정부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이 공동으로 새 자주포 K9을 낱峠溝돈?했다. WIA, 풍산, LG정밀 등 100여개 업체도 개발에 참여했다. K9 자주포가 현대 국방 기술의 집약체로 불리는 이유다.

ADD는 사업관리, 기본설계, 시험평가 등을 주관하고 한화테크윈이 상세설계 및 시제품 제작을 맡았다. 1989년 기초 연구에 착수한 한화테크윈은 국산화율 70%를 목표로 삼고 엔진과 변속기, 위치확인 장치를 제외한 장치들을 독자 개발하기로 했다. 무기 체계 국산화를 위해 정부기관 및 방산업체들이 힘을 모았던 것이 개발 성공의 주 요인이었다.

◆높은 ‘가성비’로 내수·수출 모두 잡아

K9은 1998년 10월 장비 결함이나 안전사고 없이 4100여발의 사격시험, 1만3800㎢의 주행시험을 모두 통과해 군의 최종 전투장비 사용가판정을 받았다. K9은 10여년의 연구개발 끝에 세계 두 번째로 개발된 사거리 40㎞급 155㎜ 자주포이자 탄약, 장약 공급을 자동화한 세계 최초의 자주포, 국산화율 87%라는 기록을 남겼다.

K9의 대당 가격은 약 40억원이다. 비슷한 성능의 독일 PHZ2000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지닌 K9은 방위산업의 해외 진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방부는 2000년 터키 지상군사령부와 자주포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K9 부품을 수출했다. 수출금액은 6억달러로 방산수출 사상 최대 규모였다. 2014년에는 폴란드 국영방산업체 HSW사와 3억1000만달러 규모의 차체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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