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경규가 ‘미담 웃음폭격기’로 변신해 예능대부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앞에서 버럭 하는 ‘앵그리 경규’였던 그는 규라인 멤버들 이윤석-윤형빈-유재환-한철우의 봇물 터진 감동 에피소드 릴레이 증언으로 ‘미담 자판기’에 등극했는데, 예사롭지 않은 미담들이 큰 웃음을 선사한 것. 또한 감동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과거 함께 일했던 작가들의 폭로로 인해 이경규는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파란만장한 토크를 펼쳐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6일 방송된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기획 조희진 / 연출 황교진)는 ‘킹경규와 네 제자들’ 특집 2탄으로 지난주에 이어 이경규-이윤석-윤형빈-유재환-한철우가 출연했다. 7일 시청률 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수도권 기준 7.2%로 변함없는 동 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이날 이경규는 규라인 멤버들의 연이은 감동 에피소드 제보로 기분 좋으면서도 쑥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평소 앞에서는 호통치는 모습으로 자신만을 위해 사는 것처럼 보여졌지만 뒤에서는 긴 무명생활로 힘들었던 한철우에게 힘이 되는 한마디를 건네 울음을 터트리게 하는가 하면 일본어를 배우려는 윤형빈에게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일본어책을 사주는 등 사소한 것까지 신경 써주는 모습에 시청자들에게 반전 매력을 안겨주었다.
이 같은 이경규의 행동에 윤형빈은 “그때 얘기는 안 드렸지만 너무 감사했죠”라며 사소한 것까지 알게 모르게 챙겨주는 이경규에 감동한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감동의 물결이 넘치는 와중에도 이경규는 예능인으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고 적재적소에 웃음 포인트를 심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해 오랜 시간 ‘독보적인 예능인’의 자리를 지켜온 그의 명성을 입증했다.
특히 이경규는 과거 함께 일했던 작가들의 5연타 폭로에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이경규는 국장님께서 녹화를 보러 오신 날을 귀신같이 알아챈 사연, 작년 연예대상 시상식 비하인드, 자신이 낸 아이디어임에도 제작진에게 재미없다고 호통친 사연 등 끝없이 이어지는 폭로에 고개를 숙이며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한 작가는 미래에 이경규와 함께 일할 작가들을 위해 “무조건 피해있어라”, “변명하지 마라”고 당부의 말까지 남겼고 진심이 느껴지는 작가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무엇보다 이윤석-윤형빈-유재환-한철우는 예능 스승 이경규를 쏙 빼닮은 예능감을 과시해 시청자들의 배꼽을 쥐게 했다. 한철우는 지난주 실감 나는 연기로 토크에 감칠맛을 더하고 센스 있는 리액션으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데뷔 22년 만에 움트고 나온 그의 예능감을 뽐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한철우는 개인기 역사에 길이 남을 ‘술자리 소품’ 개인기로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그는 湧岵?작은 숟가락부터 각종 술잔, 맥주병까지 모두 손바닥에 붙인 채 ‘깨방정 댄스’를 보였고 술잔을 이용해 귀마개를 쓴 소녀와 아이언맨을 완벽 재연해 시청자들이 그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했다.
그런가 하면 이윤석은 ‘배드 케이스 오브 러빙 유(Bad case of Loving you)’를 혼심을 다해 열창했다. 평소 허약한 체력을 자랑(?)하던 그는 우렁찬 바이브레이션과 함께 노래를 시작했고 리듬에 몸을 맡기며 흥을 대 방출 했다. 그는 열정적인 무대를 마친 후 휘청거리며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윤형빈은 쉴 새 없는 이경규 성대모사로 ‘이경규 성대모사 중독자’에 등극했다. 윤형빈은 이경규가 했던 말을 재연할 때마다 그의 무뚝뚝한 말투를 더욱 과장해서 표현했다. 이에 이경규가 “내가 언제 이렇게 했냐?”라며 욱하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경규의 눈치를 계속 보면서도 끝까지 그의 성대모사를 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었다.
또한 이경규가 자신의 사위로 유재환도 괜찮다고 했다는 말에 특유의 간드러지는 말투로 “그렇습니까 장인어른?”이라고 맞받아쳐 1차 폭소를 유발했다. 이어 유재환과 이경규의 딸 예림이를 엮으려는 김구라에 ‘딸바보’ 이경규가 유재환에게 경계의 눈빛을 보냈고 유재환은 “제가 장인어른을 택할 수 있다면 (이경규 선배님은) 너무 무서우실 거 같아요”라고 고백해 시청자를 또 한 번 폭소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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