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배두나·하정우·오달수, '폰팅'으로 다진 두 달간의 연기 호흡

입력 2016-07-07 18:21  


영화 '터널'의 주연배우 배두나, 하정우, 오달수는 그 이름만으로도 관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이들이다.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과 흥행능력을 검증 받아 왔기에 그렇다.

7일 영화 '터널'의 제작보고회에서 만난 세 사람은 누구 하나 이질적인 색감을 가지지 않았다. 조용 조용한 말투로 제 할 말을 내 뱉는 스타일. 그래서 이들이 선택한 작품과 촬영 현장이 더 궁금해졌다.

영화 '터널'은 매일 같이 지나던 퇴근길, 터널이 붕괴했다. 암흑 속에서 고립된 한 남자 정수(하정우)와 그를 구조하려는 구조대장 대경(오달수), 그를 기다리는 아내 세현(배두나)의 이야기다. 작품은 '생명'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 의식을 다루면서도 위트를 잃지 않으려 애쓰고, 긴장과 웃음, 극단의 감정을 자유롭게 넘나들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하정우는 터널 속 차 안에서 홀로 고립돼 전화에 의지한 채 세상과 소통하는 연기를 해야했다. 배두나와 오달수 또한 하정우와 통화로 생사를 확인해야 했다. 감정을 극대화 해야 하는 이 장면은 실제 배우들이 통화를 하면서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정우는 "전화통화로 오달수 목소리만 들어도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힘을 받게 됐다"면서 '암살' 이후 다시 환생해서 만난 기분"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오달수는 "터널 밖과 안에서 따로 연기해야 해서 하정우가 너무 보고싶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정우 또한 배두나에게 전화신을 위해 국제전화를 걸었던 것. 배두나는 "베를린에서 차를 타고 이동중이었는데 전화를 하며 소리를 지르는 연기를 하니 드라이버가 놀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배두나는 "한 번은 하정우의 목소리가 너무 필요했는데 안 받더라. 알고보니 아팠다. 제발 좀 연결 해 달라고 사정했다. 목소리를 들으면 연기할 때 안정이 됐다. 함께 촬영장에 있는 것 보다 통화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며 웃었다.

영화 '터널'은 오는 8월 개봉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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