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의 해외기업투자는 주춤
[ 고경봉 / 김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7월7일 오후 3시36분
해외 기업의 한국 회사 인수·투자가 급증한 반면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투자는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인수합병(M&A) 리그테이블을 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 경영권이 외국계에 넘어간 국내 회사는 거래 종료 기준으로 13곳이었다. 올 들어 6개월 만에 2014년(10건)과 지난해(9건) 연간 수치를 추월했다.
경영권 인수를 포함하지 않은 지분 투자를 합쳐도 추이는 비슷하다. 올 상반기 27건으로 2014년(20건)과 지난해(19건) 연간 건수를 크게 앞질렀다.
해외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는 중국계 자금이 주도했다. 올해 한국 회사를 인수한 해외 기업 13곳 중 절반 이상인 7곳이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 기업이었다. 주문형 반도체 기업인 코아로직이 중국 전자회사인 리드드래곤에 매각됐고, 음향기기 胎셈?코원시스템은 중국 게임회사인 신스타임즈에 팔렸다. 게임회사인 비전브로스는 또 다른 중국 게임업체 로코조이인터내셔널이 사들였다.
이회림 삼일회계법인 상무는 “과거에는 중국이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분야 비상장사에 주로 관심을 보였지만 최근 금융, 자동차부품 등으로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자본이 한국투자용 사모펀드(PEF)를 따로 조성하는 등 실탄도 늘리고 있어 차이나머니의 한국 기업 사냥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 업체의 한국 업체 인수도 잇달았다. 식품첨가물 원료 공급업체인 환이는 독일 업체가, 동관이음쇠 제조업체인 정우금속공업은 미국 업체가 각각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해외 기업들은 국내 대기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놓은 우량 자산도 발 빠르게 인수했다. 현대상선의 부산신항만은 싱가포르항만공사가 5000억원에 사들였고, 두산건설의 배열회수보일러 사업부문은 GE파워가 3000억원에 품었다.
한국 기업의 해외 기업 투자에는 제동이 걸렸다. 해외 기업 경영권 인수는 2014년과 지난해 각각 10건에서 올해 상반기 5건으로 비슷한 추세지만 비경영권 투자는 같은 기간 6건, 3건, 1건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롯데 이랜드 등 해외 M&A 큰손들이 경영권 분쟁과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해외 투자에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경봉 / 김태호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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