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식량 확보 등 20년 후 빅데이터가 해결
[ 이호기 기자 ]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먼저 ‘페인 포인트(취약점)’부터 찾아라.”
‘빅데이터업계의 구글’로 불리는 스플렁크의 더그 메릿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난달 2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조언했다. 스플렁크는 기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회사로 세계 100개국에 1만1000여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메릿 CEO는 “빅데이터 시장은 아직도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대부분 기업이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갈피도 제대로 못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빅데이터 활용 모범 사례로 꼽은 곳은 코카콜라다. 그는 “코카콜라는 처음에 음료 판매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유지,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스플렁크 솔루션을 도입했다”며 “소비자 취향대로 다양한 맛의 음료를 즉석에서 만들어 마실 수 있는 ‘프리 스타일 자판기’를 2009년 내놨는데 솔루션 적용 뒤 시럽 리필 시기나 최적의 배송 경로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발 더 나아가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자판기 이용자 데이터와 매장별 매출 실적 등까지 연계해 재고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개인 맞춤형 마케팅까지 펼쳤다”고 했다.
메릿 CEO는 UC버클리를 졸업하고 액센츄어 오라클 SAP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주로 일했다. 2014년 5월 수석부사장으로 스플렁크에 합류해 이듬해 11월 은퇴를 선언한 가드프리 설리번 명예회장에 이어 CEO에 올랐다.
메릿 CEO는 “앞으로 5년 안에 평범한 기업들도 빅데이터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잠재 가치를 실현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20년 정도 지나면 기후변화나 식량 확보, 난치병 극복 등 다양한 인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빅데이터가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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