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외평채 발행…브렉시트 안전판 마련"

입력 2016-07-08 18:21  

비상대책 마련 나선 정부

KIC 자산회수 쉽게 보완…세계은행·IMF와 공조 강화
한-영국 FTA 추진 검토…통상환경 변화 선제 대응



[ 이상열 기자 ] 정부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투자공사(KIC)의 외화자산 회수 요건도 완화해 유사시 외환 안전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컨틴전시 플랜 강화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주재로 제182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적 영향과 대외부문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정부는 브렉시트 직후 나타난 급격한 금융시장 불안은 크게 완화된 상태지만 영국 내 브렉시트 찬반 대립, 스코틀랜드 독립 움직임, 다른 유럽 국가로의 반(反)EU 정서 확산 등 상황 전개에 따라 경제 파급효과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유 부총리는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대외 여건에 대응해 높고 두터운 대외 안전판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며 “유사시 재원 확충을 위한 제도를 정비하는 등 시장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을 검토하고 유사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을 보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투자공사법 시행령을 개정해 KIC가 갖고 있는 달러 등 외화위탁자산 회수 요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외환보유액이 전월 대비 10% 이상 2개월 연속 감소하거나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으로 하락하는 경우’에만 회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와의 공조를 강화해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등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 무디스와 오는 8~9월 연례회의를 열어 한국 관련 정보를 적기에 제공하고 해외 주요 투자자들과도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추경안 이달 내 통과 불가능”

브렉시트로 인한 국제 통상환경 변화에도 대비하기로 했다. 영국이 빠진 한·EU FTA 영향을 지켜보면서 한국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EU와 협의를 해 나간다는 원칙을 세웠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가 벌이는 후속 조치 협상 동향을 주시하면서 영국과의 FTA 추진도 검토하기로 했다.

영국, EU와 통상 관계가 변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발생할 경우 무역보험 가지급, 환변동보험한도 우대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도 강구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대외경제장관회의 후 기자欲?만나 전날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이달까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희망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너무 앞서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물리적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달 안에 통과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하는 것은 이달 안에 하고 국회에서 최대한 빨리 통과되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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