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소은 기자 ] 층간소음이 원인이 된 강력범죄가 또다시 발생하자 소음 차단 설계를 도입한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재편되면서 층간소음 문제가 아파트 선택 시 중요한 기준이 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10일 환경부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집계된 층간소음 상담 건수는 1만9278건으로, 2012년 8795건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어린이가 뛰어다니는 소리가 전체 접수 건수의 72.7%를 차지했다. 접수된 층간소음의 80.4%가 아파트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세대 12.8%, 연립주택 6.1%, 주상복합 0.8% 등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건설사들은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계와 설비, 자재 등을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특허받은 마감재를 활용하거나 완충재 두께를 기존 아파트보다 늘리는 식이다.
대림산업이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에서 분양 중인 ‘아크로리버하임’이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집 안 바닥 전체에 60㎜ 두께의 바닥 차음재를 설치한다. 기존 e편한세상 아파트에서는 거실과 주방에만 적용하던 60㎜ 바닥 차음재를 침실에도 도입했다. 보통 아파트에 설치하는 30㎜ 바닥 차음재보다 두 배가량 두꺼워 소음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기능성 장판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한양이 이달 인천시 경서동 603 일대에 공급하는 ‘청라 국제금융단지 한양수자인(가칭)’은 4.5㎜ 두께의 소음 저감형 폴리염화비닐(PVC) 장판을 도입할 예정이다.
부산 중동에 들어설 초고층 주상복합 ‘엘시티 더 레지던스’는 규정보다 두꺼운 콘크리트 슬래브를 시공해 층간소음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공동주택 층간소음 규정 두께인 210㎜보다 40㎜ 두꺼운 250㎜의 콘크리트 슬래브를 시공한다.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해 짓는 ‘디에이치 아너힐즈’도 콘크리트 슬래브 두께를 규정보다 30㎜ 추가한 240㎜로 시공할 예정이다.
욕실에서 발생하는 생활소음을 잡기 위한 노력도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KCC건설이 이달 경기 용인시 성복동에서 분양한 ‘성복역 KCC스위첸’에는 화장실 배수배관을 아랫집 천장이 아닌 해당 가구에 설치하는 당해층 배수배관 시스템을 도입한다. 한화건설은 전남 여수시 웅천택지지구에 공급하는 ‘여수 웅천 꿈에그린’에 화장실 소음 최소화를 위한 절수형 변기와 저소음형 배수관을 도입한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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