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태윤 산업부 기자) #1. “2시간 반을 대기했는데 제 차례가 되니 면접시간을 10분 축소하더군요. 그러더니 면접 시작 10분도 안돼 면접관 2명 중 1명이 나가버렸습니다. 왕복 10시간 걸렸는데 정말 허무했죠.”(취업준비생 A씨)
#2. “면접을 볼 때마다, 남자한테는 전공에 대해 물어보는데 저한테는 ‘여기 와서 언제 결혼할거야?’, ‘28살에 결혼하면 금방 그만두는 거 아냐?’ 등의 질문만 하더군요. 심지어 ‘일하려면 체력이 중요한데, 체력 좋다며? 여기서 의자 들어봐’ 라고 하더군요”(취업준비생 B씨)
#3. “채용 전환형 인턴에 지원해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통보가 잘못되었다면서 메일로 불합격 통보를 해왔습니다. 전화도 없이요... 전화했더니 담당자는 퇴근했다고 하고요. 가족과 지인들에게 다 말해놓고 울며 기뻐하고 있었는데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어요...” (취업준비생 C씨)
바늘구멍같은 취업난을 뚫기 위한 청년구직자들이 ‘불쾌한 면접’에 시달리고 있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와 청년희망재단이 공동으로 청년구직자 1068명을 대상으로 한 ‘청년면접 실태’에 대한 조사결과, 청년 구직자의 64.8%는 “면접과정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응답했다. 이런 불쾌한 면접으로 인해 구직자의 61.6%는 ‘높은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이로 인해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졌으며(46.9%), 구직의욕 저하(23.9%), 면접 두려움(14.6%)과 심지어 구직을 포기(1.9%)한 경우도 발생했다.
청년 구직자들은 면접전 불쾌한 사유로는 △과도한 면접 대기시간 △일방적 면접일정 통보(16.9%) △약속된 면접일정 변경(6.8%) △일방적 면접취소(5.4%) 등을 꼽았다. 면접에 참여했던 한 구직자는 “제주도에 거주하는 제게, 서울 소재 기업에서 2차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습니다. 면접 전 날 일정을 확인하고 비행기 표를 예매했는데, 면접이 채 24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면접관에게 일이 생겼다며 면접을 취소해버렸습니다.”며 면접전 불쾌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구직자들은 면접장에서와 면접후에도 구직자로서 힘든 상황은 계속되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구직자는 ”면접관이 보자마자 반말을 하더니 ‘정글에서도 살아남을 것 같이 생긴 게 성격은 예민한 것 아냐’라며 외모비하 발언을 들었다“고 말해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면접자 앞에서 신발을 벗고 발을 만지는가 하면 경력이나 학력 등의 비하발언(48.2%), 개인사 질문(43.9%), 성차별 질문(42.1%) 등을 통해 구직자들에게 부적절한 질문을 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면접후에도 면접결과 미 통보(18.6%), 일방적 출근 일정 통보 및 강요(9.0%)와 함께 통보 후 다시 취소하는 채용취소도 4.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김정현씨(28·울산과학기술원)는 ”·취업면접이 갑을 관계가 아닌 존중과 배려의 시각으로 진행된다면 상생의 고용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년희망재단은 청년구직자의 구직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오는 14·15일 실전PT 면접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끝)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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