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정현 기자 ]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반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는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삼성전자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엄격한 재고 관리와 제조원가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1일 삼성전자는 1.99% 오른 148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1년 최고가다. 외국인(112억원)과 기관(633억원) 순매수가 동시에 몰렸다. 장중엔 3%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며 150만원대를 찍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영업이익(8조1000억원)을 발표한 후 3거래일 연속 올랐다. 증권사들의 추정치 평균은 7조6000억원대였다.
2013년 2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154만4000원)에 한 발 더 다가선 삼성전자와 달리 주요 부품 공급사인 삼성전기의 주가 흐름은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 8일 최근 1년 최저가(4만6700원)를 찍었다. 올해만 24.64% 하락했다. 11일 소폭(1.5%) 반등했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밝지 않다. 삼성전자의 주요 휴대폰 모델 판매와 삼성전기 등 관련 부품주와의 상관관계가 높던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갤럭시S5’와 ‘갤럭시S6’ 출시 초기 판매가 기대에 못 미쳤던 경험을 한 이후 삼성전자가 보수적인 재고 관리에 들어가면서 부품업체 수혜가 사라졌다”며 “삼성전자의 전체 휴대폰 대수가 감소 추세에 있는 데다 ‘갤럭시S7’의 제조원가가 낮아진 점도 부품업체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8’ 부품 생산이 본격화되는 내년 2분기까지 삼성전기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조6350억원, 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36% 줄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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