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김승연 등 사면 건의 예정…"사법판단 끝난 기업인 기회줘야"

입력 2016-07-1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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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사면 기대하는 재계

사면 못받은 기업인, 기업활동에 막대한 지장
형기 90% 이상 채운 최재원 부회장 등 거론
여당도 사면에 긍정적…"기업인 차별 없어야"



[ 장창민 / 강현우 / 박종필 기자 ] 기업인 특별사면에 대한 재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일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언급한 데 이어 청와대가 12일 관계부처별 검토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히면서다. 대한상공회의소 등은 이달 말 정부에 기업인 특별사면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도 기업인 특별사면에 무게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이달 말 정부에 기업인 특별사면을 비공식적으로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법적 판단이 끝난 기업인에게는 국가 경제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대한상의가 이달 말께 김승연 회장 등 실명을 들어 특별사면의 필요성을 건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해 이맘때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회장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정부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기업인 특별사면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민 생계형 사면을 포함해 규모 있는 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말했다. 심재철 국회 부의장은 “일반인은 사면하는데 기업 총수라고 대상에서 제외하는 건 오히려 여론의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태 의원은 “(기업인 사면은) 사회 전체적으로 얼어버린 분위기를 바꾸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승연 회장 특사 유력 거론

이번 특별사면 대상 후보로는 집행유예로 나와 있는 김승연 회장과 수감 중인 이재현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가장 유력한 후보엔 김승연 회장이 꼽힌다. 이미 사법적인 판단이 끝난 데다 작년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투자를 확대한 점이 높이 평가돼 이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재현 회장도 대법원 재상고를 포기하는 방안을 그룹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최재원 부회장과 구본상 전 부회장도 후보로 거론된다. 형기 3분의 2 이상을 채우도록 한 법무부 사면 요건을 이미 충족해서다. 최 부회장의 경우 90% 이상을 채웠다.

○“경제위기…기업인에게 기회 줘야”

그옛?기업인이 수감된 해당 기업은 각종 투자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을 미루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SK는 2013년부터 2년6개월간 최 회장의 공백으로 대규모 투자가 ‘올스톱’됐다. 한화 역시 2012년 8월부터 2년 가까이 기업 인수 등을 사실상 포기했다.

기업인이 집행유예로 경영 일선에 나와도 특별사면이 이뤄지지 않아 제약을 받는다. 등기이사직을 맡지 못하는 게 대표적 예다. 김승연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이 2019년 2월까지다. 이때까지 등기이사직 수행이나 주요 계약상 지위 등에서 제약을 받는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에선 김 회장이 다른 나라의 총리나 장관을 직접 만나 협상해야 할 경우가 많은데, 회사의 법적 대표성을 갖지 못해 투자나 기업 인수 협상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최고경영자(CEO)의 책임경영과 통 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선 기업인 특별사면을 확대해야 한다는 재계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대외여건이 요동치고 경기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인 특별사면을 통해 활로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 경영환경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인 특별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장창민/강현우/박종필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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