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12일(현지시간)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하자마자 중국과 미국 양국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중국은 "이번 중재판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강력히 반발했고, 미국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라며 철저한 이행을 압박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판결을 앞두고 인민해방군에 전투태세를 명령한 데다가, 미국 역시 이미 남중국해 분쟁지역 주변에 항공모함을 배치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양측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마저 고조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차 방중한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의 회동에서 "남중국해 도서는 예로부터(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토"라면서 "필리핀이 제기한 중재판결에 근거한 그 어떤 주장이나 행동도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국제해양법 조약에 가입할 때부터 이미 당사국들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강제분쟁 조정에 동의한 것"이라면서 "이번 중재판결은 최종적이고 중국과 필리핀 양쪽 모두에 구속력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특히 "양국 모두 자신들의 의무를 준수하길 희망하고 기대한다"며 중국에 판결 내용의 이행을 압박한 뒤 "모든 당사자에게 도발적 언급이나 행동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토론회에서 시간차로 충돌했다. 남중국해 중재판결 당일부터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연출한 것.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태 담당 선임보좌관이 먼저 오후 1시께 연사로 등장해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 항행의 자유를 강조했고, 이어 4시45분께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가 연단에 올라 이번 중재판결에 대한 거부 입장을 천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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