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경쟁력 확보 위해 경량복합소재 개발센터 신축
[ 안재광 기자 ]
한화첨단소재(대표 이선석)가 자동차 부품소재 사업 진출 30년을 맞은 올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 생산법인을 통해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1986년 자동차 부품소재 분야에 처음 진출한 한화첨단소재는 현재 자동차 경량복합 소재와 이를 활용한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독일 부품사 M&A
한화첨단소재는 2007년 미국 자동차 부품 소재업체 ‘아즈델’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자동차 부품 및 소재를 세계 자동차 업체에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했다고 관련 업계는 평가한다.
작년 3월엔 독일 자동차 부품 성형업체 ‘하이코스틱스’도 인수했다.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에 경량화 부품(휠아치라이너, 언더보디실드)을 납품하는 기업이다. 한화첨단소재는 하이코스틱스를 통해 독일에서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유럽 지역 제품 수주와 판매를 위한 영업 기반도 얻었다.
인수합병(M&A)과 함께 해외 법인 설립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작년 2월 멕시코 몬테레이에 신설 법인을 설립했다. 멕시코는 중남미 최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세계 자동차 생산량 8위 국가다. 올초 생산라인을 갖춘 멕시코 법인은 시험 생산을 거쳐 지난 5월 기아자동차 멕시코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멕시코 공장의 주요 생산품은 자동차용 범퍼빔과 밑바닥 덮개(언더커버), 차량 천장재(헤드라이너) 등이다. 한화첨단소재는 추가 증설을 포함해 2018년까지 약 560억원을 멕시코 법인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베이징과 상하이에 이어 작년 10월 충칭에 세 번째 생산 법인을 설립했다. 한화첨단소재는 2020년까지 해외법인 수를 1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열가소성 플라스틱 등 세계 1위
한화첨단소재는 자동차 소재 부품 분야에서 세계 1위 제품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1995년 첫 양산을 시작한 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GMT) ‘스트롱라이트’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2009년 이후 세계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는 제품이다. 현재 7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제품은 폴리프로필렌수지(PP)에 유리섬유 매트를 강화재로 보강한 판상 형태의 복합소재다. 결합력이 뛰어나고 강도는 철과 비슷하다. 철에 비해 중량은 20~25%가량 덜 나간다. 모양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충돌 에너지 흡수성도 높다. 여기에 조립하기 쉽고 가공 생산성까지 좋다. 재활용하기도 좋다.
이 때문에 첨단 자동차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차량 하부를 보호하고 소음을 줄여주는 언더커버로 많이 쓰인다. 고강도 플라스틱 범퍼, 의장 등받이 등 철 대체 구조부품에도 많이 들어간다.
저중량 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LWRT) ‘수퍼라이트’ 또한 한화첨단소재가 세계시장에서 1위에 오른 제품이다. 저압에서 열성형이 가능한 시트 형태의 복합소재다. 중량에 비해 강도가 높고 소음 흡수 기능도 있다. 승용차와 레저용 차량의 헤드라이너, 햇빛 가리개, 언더커버 등으로 쓰인다.
○경량복합소재개발센터 열어
한화첨단소재는 작년 7월 충남 세종에 ‘경량복합소재개발센터’를 열었다. 한화첨단소재 세종 2사업장 부지 3만9600㎡에 새로 지은 경량복합소재개발센터에는 최신 설비를 갖춘 연구동과 범퍼 시험실 등이 들어섰다. 이 센터에선 자동차용 열가소성, 열경화성 복합소재 연구와 신제품 설계 등이 이뤄지고 있다. 섬유, 레진, 첨가제 등을 다양화해 기능성을 높인 새 소재 개발과 설계, 성형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한화첨단소재는 신기술 인증 성과도 내고 있다. 2014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으로부터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2014년 상반기에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개발한 ‘차량용 하이브리드 타입 앞범퍼 빔 개발 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경량복합소재 GMT 안에 철 프레임을 넣어 함께 성형해 충돌 안전 성능을 보강한 제품이다.
같은 해 하반기엔 ‘차량 경량화 범퍼빔용 열가소성 아라미드 프리프레그 제조기술’로 인증을 받았다. 방탄복 소재인 아라미드 섬유를 열가소성 플라스틱과 결합해 충돌 에너지 흡수 능력을 극대화했다. 기존 철범퍼 빔 대비 50%가량 가벼워 연비 개선에도 큰 효과를 봤다.
해외 생산거점 확대, R&D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량복합소재 개발센터 신축 등 한화첨단소재의 노력은 세계 각국의 연비 규제 강화에 따른 차량 경량화 추세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에선 2025년까지 L당 23㎞까지 연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자동차에서 전장 부품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자동차 업체들의 해외 현지 조달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한화첨단소재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세계 자동차산업의 추세에 보다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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