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암 니슨 "5000분의 1 가능성 보고 베팅한 맥아더에 반했죠"

입력 2016-07-13 17:23  

27일 개봉 전쟁첩보영화 '인천상륙작전' 주연 리암 니슨

관련서적 읽고 다큐·영화 보며 연기 연구
삐딱한 모자와 파이프담배로 카리스마 표현



[ 유재혁 기자 ]
“한국에 다시 초청해 줘 영광입니다. 이재한 감독이 마무리한 것을 보니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 촬영을 시작할 무렵, 이 작품을 완성하려면 높은 산을 넘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복잡한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고, 흥미진진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전쟁영웅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역을 연기한 리암 니슨(64)은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니슨은 ‘테이큰’ ‘배트맨 비긴즈’ ‘쉰들러 리스트’ 등으로 친숙한 할리우드 스타다.

‘인천상륙작전’은 1950년 9월 6·25전쟁의 판도를 바꾼 인천상륙작전 직전 북한군에 위장 잠입해 현지 상황을 연합군에 전달한 해군 첩보부대원들의 실화를 토대로 치열한 첩보전을 담아냈다. 첩보부대 장학수 대위 역은 이정재, 북한군 인천방어사령관 림계진 역은 이범수, 한국인 스파이부대인 켈로부대 인천지역 대장 서진철 역을 정준호가 맡았다. 배급사 CJ E&M 등이 제작비 180억원을 투자했다.

“6·25전쟁은 미국과 영국 입장에서 볼 때 ‘잊혀진 전쟁’이지만 저는 배우가 되기 전부터 관심이 컸습니다. 이 전쟁의 중요한 의미를 알고 있었거든요. 맥아더 장군은 전설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전쟁영웅입니다. 숱한 대립과 충돌을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기도 하고요. 군사 분야 저술가 마크 페리는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라는 책에서 맥아더 장군을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맥아더 같은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라고 했다. 배우로서는 맥아더 장군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지만, 영화는 픽션적인 요소도 있기 때문에 장군을 재해석해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맥아더의 특별한 성품 중 작은 요소들을 강조해 연기했습니다. 그는 늘 모자를 삐딱하게 쓰고 다녀 많은 사령관을 화나게 했습니다. 또한 항상 파이프로 담배를 피워 특별한 권위와 권한을 표현했죠. 그는 파이프를 피우는 할아버지 같은 장군으로 부하들을 편안하게 해줬습니다. 전장에서 수백만명의 생명을 책임지는 인물을 연기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니슨은 맥아더 장군을 연기하기 위해 수많은 책을 읽고 다큐멘터리와 실사 영화들을 봤다고 했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맥아더를 직위해제했을 때, 미국 의회에서 그가 한 연설 장면도 봤다. 직위해제는 중국을 공격하고 싶어 한 맥아더 장군을 트루먼 대통령이 막으려 했던 조치라고 설명했다.

“‘쉰들러 리스트’에서 제가 연기한 쉰들러와 맥아더는 둘 다 전쟁영웅이지만 캐릭터는 정반대였습니다. (맥아더는 뛰어난 장군이었지만) 쉰들러는 그다지 훌륭한 사업가는 아니었어요. 공통점이라면 둘 다 자신감이 강했다는 거죠. 쉰들러는 흉포한 시대의 폴란드에서 1200명의 인명을 구했습니다. 맥아더도 군인 7만5000명을 이끌고 5000 대 1 확률의 작전에서 성공했습니다.”

니슨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유엔군의 모든 사령관이 ‘인천상륙작전은 미친 아이디어’라고 반대하는 상황에서 맥아더에게 군 관계자들이 작전을 결행할 것인지 묻는 장면을 꼽았다.

“수백만명의 생명을 좌우하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죠. 리더와 정치가가 내리는 결정이 얼마나 막중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맥아더는 결단했고, 역사가 쓰여졌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인물을 연기하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함께 연기한 이정재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은 72편의 영화에 출연하는 동안 진정한 배우를 만나면 단박에 느낄 수 있는데 이정재가 그런 배우라고 했다.

“이정재는 매우 아름답고 정제된 배우입니다. 지적이면서도 집중력이 있다는 것을 짧은 시간에 느낄 수 있었죠. 연기자로서 매우 편안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자리를 함께한 이정재는 니슨에게 존경심을 표했다. “니슨과의 연기는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장에서 한 커트가 끝나고 다음 커트로 넘어가는 카메라 이동 중에도 본인이 앉아서 연기한 소품 의자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현장을 계속 거닐면서 맥아더 역의 몰입감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정재는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전쟁영화를 첩보 형식으로 풀어낸 게 신선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전쟁영화의 단순한 흥미만이 아니라 실존 인물의 숭고한 희생과 노력까지 담아낸 데 끌렸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에 발각돼 포위된 상황에서 자결한 두 분은 지금도 해군에서 최고 영웅으로 받들어지고 있습니다. 영화는 실존 인물의 숭고한 희생을 상기시켜줍니다. 그렇다고 무겁게만 전개되지는 않아요. 재미와 오락적 요소도 충분해 온 가족이 즐기기 좋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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