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도티 지음 /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332쪽 / 1만4800원
[ 선한결 기자 ]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영국 경제학자 앨프리드 마셜(1842~1924)이 평생의 덕목으로 삼았다는 말이다.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얘기다.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마음 사이 어디쯤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까.
제임스 도티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외과 교수는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에서 머리와 가슴을 함께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불우한 가정에서 스스로를 투명인간으로 생각하며 자란 저자가 저명한 의사이자 부유한 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저자는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와 우울증 환자 어머니 사이에서 힘든 어린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막연히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지만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가족 중에 대학을 가 본 사람이 없었고, 자신도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동네 마술용품 가게에 들렀다가 주인인 루스에게 ‘인생을 바꾼 마술’을 배운다. 몸의 긴장을 풀고, 마음을 가라앉힌 채 실현하고 싶은 것을 마음속에 그려보는 명 錯萱甄?
루스는 저자에게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가난한 아이’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명상법을 통해 의사의 꿈을 되찾고, 점점 자신감을 품고 꿈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젊은이로 성장한다. 그는 “훗날 신경의학자가 돼서야 그때 배운 마술이 뇌의 변화를 이용해 새로운 신경 경로를 만드는 훈련법이었음을 깨달았다”며 “하얀 가운을 입고 의사가 된 내 모습을 전두엽 피질의 시냅스 속에 새긴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가 루스에게 배운 마술은 또 있다. 세상에서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성과 마음의 힘을 같이 써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뇌는 분리와 획득의 속성이 있어 원하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마음은 가치 있는 일을 추구하고 결실을 타인과 나누게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책에서 루스에게 배운 것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세상에 대한 공감과 연민의 힘을 갖고 타인의 삶을 바뀌게 하는 것”이라며 “루스가 아무 이유 없이 내 삶을 바꿨듯, 이 책이 다른 사람의 삶도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