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진 이사장 "365일 신경외과 전문의가 진료"
환자가 이해할 때까지 설명
의사 해외 연수교육도 적극
벽 허문 순환근무로 '협업'
[ 이지현 기자 ] 뇌졸중 등으로 쓰러진 청주지역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세우고 싶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24시간 신경외과 의사가 환자를 보는 병원이 필요했다. 오창진 정산의료재단 효성병원 이사장(사진)은 1995년 11월1일 청주시 금천동에 52병상 규모 병원을 열었다.
병원 건물 맨 위층에 살림집을 차렸다. 잠을 자다가도 응급 환자가 오면 일어나 병원으로 내려왔다. 밤에 응급실을 찾아 헤매던 환자들이 병원으로 몰렸다. 매년 증축해야 할 정도로 환자가 늘었다. 수차례 공사해 충북에서 두 번째로 큰 498병상 규모 병원이 됐다.
뇌혈관 질환뿐 아니라 다른 병을 앓는 환자가 찾을 때마다 진료과를 늘렸다. 심장질환을 함께 앓는 환자가 많아지면 심장내과를 열었다. 당뇨 환자가 많아지면 신장내과를 열었다. 4명이던 의사는 70여명이 됐다. 환자도 늘고 진료과도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 환자의 38%는 뇌혈관 질환자다. 오 이사장은 효성병원을 “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시간도 신경외과 진료 공백이 없었던 병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청주지역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효성병원은 충청권 유일한 뇌혈관 전문병원이다. 영월, 태백, 울릉도에서도 환자가 찾는 전국구 전문병원이다. 개원 초기엔 열악한 병원 시설을 보고 다른 병원으로 가는 환자도 있었다. 직원 뽑기도 쉽지 않았다.
오 이사장은 “의술에 자신이 있었지만 큰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환자를 보면 속상했다”며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가지 않는 병원, 직원 뽑을 때 줄 서는 병원을 목표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오 이사장 진료실엔 커다란 전자칠판이 있다. 환자가 들어오면 이곳에 진단 사진을 띄워놓고 이해할 때까지 설명한다. 과장회의를 할 때면 항상 “환자 눈높이에 맞추라”고 강조한다. 의료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의사들은 연수 교육을 보낸다. 오 이사장은 “의사들이 의료기기가 필요하다고 하면 최대한 지원한다”고 했다.
효성병원에는 이사장 방이 없다. 이사장도 다른 의사와 똑같이 당직을 선다. 환자는 물론 직원과도 눈높이를 맞춰 소통한다. 매일 오전 7시 회의로 하루를 시작할 정도로 빡빡한 근무환경이지만 힘들다고 퇴사하는 직원은 드물다. 10년, 20년 근무 직원에게 장기근무패를 주는데 600명 직원 중 매달 2~3명이 패를 받을 정도다.
오 이사장은 의료사각지대 진료 공백을 줄인다는 취지로 2012년 세종시에 효성세종병원을 열었다. 그는 “효성세종병원이 효성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다. 그는 “재활치료 중심의 요양병원 문을 여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청주=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전문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우수병원입니다. 복지부로부터 난도 높은 질환에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인증받은 전국의 병원 111개가 전문병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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