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탈당해야" 주장도
[ 유승호 기자 ] 새누리당은 17일 20대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한 ‘국민 백서’를 공개했다.
새누리당은 각계 전문가, 당 출입기자,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와 당 내부 평가 등을 바탕으로 291쪽 분량의 백서를 발간했다. 그러나 계파 갈등에 따른 공천 파동 등 그간 지적된 문제들을 나열했을 뿐 총선 당시 당 지도부나 핵심 인사들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았다.
백서는 △계파 갈등 △불통 △자만 △무능 △공감 부재 △진정성 부재 △선거 구도 등 일곱 가지를 총선 패배 원인으로 제시했다. 백서는 “대통령의 의중만 중요했던 밀실 공천에 많은 유권자가 분노했다”며 “청와대가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을 가르고 선거에 깊이 개입했다는 인상을 줬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설문에 응한 서울 소재 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공천관리위원장의 독단이 민심 이반의 원인으로 크게 작용했다”며 총선 공관위원장이었던 이한구 전 의원의 책임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의 별명이 ‘개누리당’이라는 등 쓴소리도 담았다. 다만 친박과 비박 중 어느 한쪽의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다음달 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계파의 책임을 물으며 인적 쇄신론 등을 제기할 경우 또 다른 갈 樗?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다는 지적이다.
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백서에서 “대통령과 당이 서로 붙잡고 엉켜 있는 한 다음 대선은 어렵다”며 “대통령은 결국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오만이 총선 패배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당 지도부가 180석이 목표라고 하는 등 압도적인 승리를 자신한 것이 역효과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영남과 서울 강남 일부 지역구를 야당에 빼앗긴 것도 자만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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