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PB '피코크' 성공에 자신감…신세계, 새 식품 브랜드 내놓는다

입력 2016-07-17 21:41  

신세계푸드, 8~9월께 출시
CJ·풀무원 '아성'에 도전
간편가정식 시장서 본격 경쟁



[ 이수빈 기자 ] 신세계가 올 하반기 새로운 식품 브랜드를 선보인다. 기존 피코크와 같은 이마트 자체상표(PB)가 아니라 CJ 프레시안, 풀무원 같은 제조업체 브랜드(NB)다. 계열사 유통망뿐 아니라 다른 유통채널을 통해서도 판매하면서 CJ나 풀무원 같은 식품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는 의미다.


롯데 등 경쟁 유통사에도 공급

신세계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8월 말이나 9월 중 새 식품 브랜드를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1차 목표는 간편가정식(HMR) 시장이다. 신세계푸드는 새 브랜드로 HMR제품을 생산해 계열사뿐 아니라 롯데, 홈플러스 등 경쟁 유통사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이마트 PB인 피코크가 성공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두부 등 기존 식품업계의 포화된 시장에서 싸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간편가정식 분야에선 CJ나 대상 등 식품제조 기업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HMR은 유행주기가 빨라 다른 식품제조업보다 소비자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며 “신세계는 유통업을 통해 소비자 반응에 즉각 대처하는 노하우를 쌓았다”고 말했다.

새 브랜드는 프리미엄 HMR을 콘셉트로, 피코크보다 가격과 품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급화할 방침이다. 신세계푸드는 해당 제품에 대한 할랄 인증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브랜드를 개발 중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는 이미 PB인 피코크 제품을 다른 유통업체에 공급하면서 HMR 시장을 시험했다. 지난 3월부터 이커머스업체인 쿠팡에 120종의 상품을 납품해왔다. 6월에는 롯데홈쇼핑에서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를 방송해 5000개 물량을 전부 팔았다. 8월에는 G마켓, 옥션 등 오픈마켓에도 피코크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쿠팡 등에 HMR 판매 ‘실험’

이마트 관계자는 “쿠팡 쪽에서 먼저 제품을 달라고 제안했다”며 “피코크 판매를 문의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판매처가 늘어나면서 올해 1~6월 피코크 매출은 78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5% 뛰었다. 신세계가 본격적으로 식품제조업에 뛰어들어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이유다.

단체급식서 식품제조로 확장

신세계푸드는 원래 단체급식사업과 외식사업을 주로 했다. 그러나 위탁급식 시장은 포화됐고 외식산업도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올해 1분기 신세계푸드 영업이익은 6억6463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6% 줄었다. 신세계푸드는 작년 하반기부터 식품제조 역량을 강화해왔다. 작년 10월 충북 음성에 HMR 공장을 새로 지었다. 이 공장의 생산 규모는 800억원어치 정도다.

작년 10월에는 스무디킹코리아와 만두 전문 제조업체인 세린식품을 인수했고, 올해 3월 세린식품의 공장 설비를 증설했다. 새로 들여온 설비는 24억4000만원 규모로 세린식품 전체 자산의 20% 수준이다.

작년 말 대표이사를 비롯해 신세계푸드 임원 5명이 동시에 바뀐 것도 식품제조 분야 강화를 위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인사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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