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터키에서 발생한 쿠데타로 국내 증시에서도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다시 불거졌다.
앞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프랑스 니스 테러 등 악재가 터진데 이어 터키 쿠데타까지 겹치면서 유럽발(發) 불안이 증시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시 전문가들은 터키 쿠데타가 위험 자산에 대한 회피를 부추겨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터키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켜 수도 앙카라와 최대도시인 이스탄불의 국제공항 등을 장악했다.
그러나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급히 귀국, 쿠데타는 6시간 만에 진압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대표적 안전 자산인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지난 15일 엔·달러 환율은 1% 이상 하락해 104엔 선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터키 리라화 가치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8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니스 테러에 이은 터키 쿠데타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차 불거졌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매우 불편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 쿠데타가 곧바로 신흥국 증시의 '매도'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터키가 중동과 유럽의 완충제 역할을 해온만큼 터키 불안은 곧 유럽의 불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터키는 그동안 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을 억제하는 조건으로 재정 지원을 받는 등 EU 가입을 추진해왔다.
이번 쿠데타로 인해 에르도안 대통령의 친 이슬람주의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EU는 난민 문제에 관한 갈등이 다시금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터키 쿠데타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라며 "앞으로 터키의 정치적 불안이 통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안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군부의 정권 장악 실패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며 "그러나 브렉시트 이후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와 터키의 불안이 가중돼 증시 불안 요소로 떠오를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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