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도는 '공화 전대'…기대에 찬 건 트럼프 진영뿐

입력 2016-07-18 17:55  

현장에서

삼엄한 경비에 도시는 '초비상'
트럼프 공약 담은 정강 곧 채택
극단적 정책, 분열 부를까 우려

클리블랜드=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 클리블랜드=박수진 기자 ]
공화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7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북부의 상공업 도시 클리블랜드. 홉킨스국제공항에서 북동쪽으로 71번 도로를 탔다. 제철소가 몰려 있는 스틸야드를 지나 전당대회가 열리는 다운타운과 병원, 대학 등이 자리 잡은 업타운까지 둘러봤다. 한때 석유와 제철산업으로 흥했다가 쇠퇴기와 정체기를 거쳐 이젠 의료와 정보기술(IT)산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8년 야당 시절을 겪고 당의 대선주자 자리까지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뺏긴 공화당이 클리블랜드를 전당대회장으로 선택한 속내를 알 것 같았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보겠다는 의지와 이미지는 클리블랜드나 공화당이나 매한가지로 다가왔다.

이날 전당대회장을 둘러싼 현지 분위기만큼은 영 달랐다. 한편에서는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리고 있었고, 경暳湧?도시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었다. 행사가 열리는 퀴큰론스 경기장 근처에는 높은 구조물을 쌓아 접근 자체를 막았다. 만일의 테러 발생에 대비하는 조치로 보였다.

클리블랜드에서 컨설팅사업을 하는 정성찬 씨는 “트럼프를 향한 불만, 테러와 잇따른 총기사고에 대한 두려움이 공화당의 잔치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경선기간 내내 백인 저소득 유권자의 삶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호소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여성과 무슬림, 이민자, 멕시코인, 중국인들이 ‘저주의 희생양’이 됐다.

그는 더 나은 삶을 위한 해결책으로 이들을 밟고 일어서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었다.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치고, 이민자를 막고, 해외 분쟁에서 손을 떼고, 동맹국들에 방위비 분담 계산서를 돌리겠다고 했다. “고립주의로 성공한 나라는 없다”는 수많은 정치·경제 전문가의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공화당은 전당대회 동안 트럼프의 생각을 정책으로 구체화한 정강(政綱)을 공식 채택할 예정이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집권할 경우 약자와 소외자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이는 총기사고 같은 극단의 반발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 반트럼프 진영이 ‘트럼프는 절대 안된다(Never Trump)’며 물러서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클리블랜드=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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