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앱카드인 '판페이'에 각종 금융기능 탑재 추진
수익성 악화된 기존 사업 '한국형 알리페이'로 돌파구
[ 윤희은 기자 ] 신한카드가 회원은 물론 비회원에게도 결제와 대출, 송금, 펀드가입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금융플랫폼 사업에 나섰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회사인 알리바바가 구축한 알리페이 서비스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기존 카드사업의 경계를 뛰어넘어 새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1위 카드회사인 신한카드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앱카드인 ‘판페이’에 송금과 펀드가입 기능 등을 더한 한국형 알리페이 서비스를 개발해 하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를 발급받지 않은 소비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용카드 기반의 기존 사업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의 위비뱅크 등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카드사가 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카드가 모델로 삼은 알리페이는 신용·직불카드, 계좌이체 등으로 전자화폐(알리페이 머니)를 충전한 뒤 각종 ?middot;오프라인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송금 및 대출, 펀드가입 서비스도 제공해 전자은행으로 불린다.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판페이에 비회원도 대출과 선불 충전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개선했다. 신한카드 회원 여부와 관계없이 휴대폰 번호 또는 공인인증서 중 하나만 있으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선불 충전 기능의 선물하기 서비스를 통해 다른 회원에게 충전금을 전송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최종적으로는 판페이에 송금 기능과 펀드가입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여신전문회사인 신한카드는 은행과 같은 현금이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선물하기를 통해 타인 계정에 선불충전할 수는 있지만, 은행처럼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돈을 주고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조만간 이와 관련한 사업 자격을 갖추고 하반기에 송금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펀드 판매도 함께 추진한다.
신한카드가 금융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핀테크(금융+기술) 발달로 금융업권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데다 올 들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새 신용카드 발급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 발급 건수는 2013년 1억202만장에서 지난해 9309만장으로 줄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기존 사업구조를 뛰어넘어 신용카드를 이용하지 않는 비회원을 대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의 판페이 사업은 지난달 30일 시작한 신한금융그룹의 통합포인트 서비스인 판클럽 출범을 穩綏?한층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판클럽은 신한은행 신한생명 신한카드 등 7개 계열사의 포인트를 통합해 다른 계열사 상품을 구입하거나 오프라인 결제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판페이 앱을 통해 쉽게 구동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약 1800만명의 신한금융 회원이 판클럽을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판페이 서비스도 함께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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