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성공신화의 원조 격인 태광실업그룹이 비료사업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기존 신발사업에 이어 농업국가인 베트남의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신사업으로 ‘제2의 신화’를 쓴다는 청사진이다.
태광실업은 20일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히엡폭(Hiep Phuoc) 공단 내 부지에서 복합비료공장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박연차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태광실업은 지난 22년간 신발사업을 통한 고용창출과 수출증대로 베트남 경제발전에 공헌해왔다”면서 “앞으로는 고품질 비료를 생산·보급해 베트남 농업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국내 기업이 베트남에 직접 비료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광실업은 9만㎡(2만7000평) 부지에 6000만달러(700억원)를 투자해 연간생산량 36만t 규모의 NPK(질소·인·칼륨) 복합비료공장을 짓는다. 내년 9월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태광실업은 비료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5월 베트남 현지법인 KVF(Korea-Vietnam Fertilizer co. Ltd)를 세웠다. KVF는 태광실업이 51%, 정밀화학기업 휴켐스가 49%의 자본금을 출자해 설립했다.
태광실업이 베트남 진출 성공경험과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휴켐스는 공장 운영과 회사 경영을 맡는다.
베트남은 인구의 70% 이상이 농촌에 거주하는 농업국가. 베트남 정부도 비료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장려하는 만큼 성장가능성이 크다. 베트남의 NPK 복합비료시장은 연 4백만t 규모로 매년 4% 이상 고속성장 중이라고 태광실업 측은 설명했다.
최규성 휴켐스 사장은 “내년부터 36만t 규모인 KVF 공장이 가동되면 베트남 전체 NPK 복합비료의 9% 점유율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연간 최대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비롯해 최규성 휴켐스 사장, 박노완 주(駐)호치민 총영사, 강복희 김해상공회의소 명예회장 등 국내 인사들과 후옌 깍 망(Huyen Cac Mang) 호치민 부시장, 응우옌 바익 황 풍(Nguyen Bach Hoang Phung) 호치민 공단관리위원회 부위원장 등 현지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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