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에 정규직도 부족
현장의 현실 외면한 규제
월급 깎여 근로자도 불리
[ 정리=김낙훈 기자 ]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와 기업 모두 고심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근로시간 단축은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기업과 근로자에게 부담만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만큼은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합니다.”
40년째 중소기업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강선중 크로바케미칼 회장(73·사진)의 호소다. ‘자랑스런 중소기업인회 회장’을 지낸 강 회장은 1976년 크로바케미칼을 창업해 일본 기업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정밀화학 포장 용기업체로 키웠다. 수출 대상국은 중국 베트남 미국 등 30여개국에 이른다. 아시아 시장점유율은 50%가 넘는다.
그는 20대 국회 들어 다시 본격화되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 문제에 대해 중소기업인들이 무척 예민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소기업은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생산직 구인난에 허덕이고, 정규직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는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강 회장은 “수출 납기를 맞추기 위해선 연장근로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은데 어느 경영자가 납기가 촉박한 상황에서 근로자들에게 퇴근하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근로시간을 줄이면 중소기업인들이 이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실을 외면한 또 하나의 규제가 기업인을 범법자로 전락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회장은 “특근수당도 감소해 근로자들 봉급이 최대 40%가량 줄어든다”며 “이는 근로자도 원하는 바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우수한 인재를 뽑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우수한 두뇌들이 중소기업에 올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생애 첫 주택(66㎡ 이하) 구입’ 청약 시 우선순위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수한 인력이 와야 중소기업도 세계 1등 기업이 될 수 있다”며 “중소기업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리=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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