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굴리는 헤지펀드 이달 출시

입력 2016-07-20 17:14  

NH투자증권, 3000억 규모 예정…교보·토러스증권도 준비중


[ 이현진 기자 ] 이르면 이달 말 증권사가 운용하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선보인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운용사뿐 아니라 증권사도 사모펀드(인하우스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이후 NH투자증권을 비롯한 4개 증권사가 겸업 신청서를 내고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투자자문사가 헤지펀드 시장에 대거 진출한 데 이어 증권사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르면 이달 말 30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를 내놓는다. 자기자본 2000억원, 외부에서 1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에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겸업을 신청했다. 이달 말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교보증권은 이달 말 금융위원회에 겸업 신청을 내기 위해 금융감독원과 사전 협의를 하고 있다. 등록을 마치면 오는 9월 말~10월 초 상품을 내놓는다. 사모펀드본부(가칭)를 신설해 채권 중심의 일반 사모펀드와 멀티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달 겸업 신청서를 제출한 토러스증권은 미래에셋대우를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로 선정했다. PBS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컨설팅, 증권대차 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헤지펀드가 증권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함에 따라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10여개사도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각각 CPC전략실과 전략기획실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연내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HMC투자·신영·키움·KTB투자·IBK투자·LIG투자·SK증권 등 중소형사 역시 헤지펀드 운용을 고려 중이다. 계열 운용사가 헤지펀드를 굴리고 있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진출하지 않을 방침이다. 사업이 중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헤지펀드시장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이달 초 기준 헤지펀드 규모는 약 4조8000억원. 지난해 말(3조3945억원) 이후 반년 만에 1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상무는 “지난해 4분기부터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실을 보는 펀드가 늘었다”며 “올 들어 기관투자가와 자산가들이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를 찾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가 헤지시장에 새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훈 NH투자증권 헤지펀드본부장은 “운용사는 벤치마크 대비 추가수익을 내는 데 익숙하다”며 “절대수익을 목표로 회사 자기자본을 굴려온 증권사 트레이더 출신들이 헤지펀드 운용에 더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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