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7000억 들여 인수 추진
MBK, 한·중·일 골프인구 겨냥 '통큰 베팅'
[ 김태호 / 이동훈 기자 ] ▶마켓인사이트 7월21일 오전 1시10분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일본에서 골프장 136개를 운영하는 아코디아골프를 총 1조7000억여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코디아골프는 골프장 43개를 소유하면서 93개를 위탁운영하고 있는 일본 최대 골프기업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한국 기업의 사상 최대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MBK파트너스는 아코디아골프 인수를 위해 자체 자금 4000억원 이상을 준비한 가운데 현지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최대주주인 헤이와카지노 등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인수 경로는 밝히지 않았다. 도쿄증시에 상장된 아코디아골프의 20일 기준 시가총액은 1020억엔(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아코디아골프는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 躍말饔별?2006년 세운 기업이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골프장이 경영난으로 도산에 들어가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부터 골프장을 지속적으로 인수해왔다. 2000년대 초반에만 30여개의 골프장을 사들였다. 2006년에는 이 골프장들을 모아 지금의 아코디아골프를 설립했다.
일본 내 2400여개 골프장 중 아코디아골프가 운영하는 곳은 136개로 약 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보유한 골프장 대다수가 골프 인구가 많은 대도시 근처에 있다. 연간 합계 이용객 수는 800만명 수준이다. 3월 결산법인인 이 회사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매출 5200억원, 당기순이익 5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4회계연도 대비 9.2% 정도 하락했다.
헤이와카지노는 아코디아골프의 전 주인인 골드만삭스가 2006년 이 회사를 상장시키는 과정에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총 6000억원을 투자했던 골드만삭스는 기업공개 과정에서 1조원 안팎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아코디아골프 인수에 2013년 3조원 규모로 조성한 3호 펀드를 활용할 계획이다. MBK파트너스 3호 펀드는 홈플러스, ING생명,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 등을 인수한 바 있다. 총 예상 인수자금 1600억엔 중 절반가량은 미즈호은행 등에서 인수금융으로 조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코디아골프는 론스타가 투자했다가 매각한 PGM골프그룹과 함께 일본 골프체인의 양대 산맥”이라며 “MBK파트너스가 중국 골프인구가 증가하고 일본을 찾는 한국 골프관광객이 점차 늘어나는 점을 눈여겨보고 한·중·일을 연계한 골프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아코디아골프 인수에 성공하면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국내 기업의 M&A 역사상 최대금액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동시에 올해 PEF의 거래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PEF의 최대 M&A는 MBK파트너스가 올해 초 인수한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1조1308억원)였다.
김태호/이동훈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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