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도밍고스 지음 / 강형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504쪽 / 2만2000원
[ 김희경 기자 ] 2012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와 공화당 후보 밋 롬니는 초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롬니는 기존 여론조사 방식과 예측에 따라 오하이오주 무당파의 지지를 얻는 데 주력했다. 실제로 대선에서 무당파의 지지를 얻었다. 오바마 진영은 머신러닝 전문가 레이드 가니 주도로 대규모 데이터 분석 작업을 벌였다.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은 일일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기계가 스스로 다양한 정보를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가니는 머신러닝 시스템을 통해 모든 유권자 정보를 통합해 누가 오바마를 지지할 것인가, 투표장에 나타날 것인가 등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누구에게 전화를 걸고 무슨 말을 할 것인지 등을 선거 자원봉사자들에게 지시했다. 결과는 오바마의 압승이었다.
페드로 도밍고스 미국 워싱턴대 컴퓨터과학·공학 교수는 《마스터 알고리즘》에서 오바마의 대선 전략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 삶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머신러닝에 대해 소개한다. 기존 머신러닝 속 모든 지식을 아우르는 단 하나의 ‘마스터 알고리즘’이 탄생하면 미래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예측한다.
저자에 따르면 머닝러신은 정치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가까이 있다. 마음에 드는 영화나 책을 고를 때도 머신러닝이 후보를 추천해 준다. 개인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도 추적해 사용자가 관심을 끌 만한 상품 광고를 보여준다.
글로벌 기업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머신러닝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구글이 야후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도 이와 연결된다.
머신러닝의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구글은 고속도로에서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지 않도록 머신러닝 기술이 장착된 무인자동차 주행 실험을 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머신러닝 기능을 적용한 로봇으로 군대를 조직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더 나아가 마스터 알고리즘이 탄생하면 데이터에서 세상의 모든 지식이 도출되는 유례없는 과학적 진보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저자는 이런 진보에 대해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것처럼 인간이 설 자리가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가벼운 대화까지 할 수 있는 로봇 바텐더가 생겨도 손님들은 여전히 ‘사람 바텐더’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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