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잡스도 SOS 친 코닝, 5세대 고릴라글라스 공개…1m 높이서 놓쳐도 멀쩡한 유리, 갤노트7 탑재

입력 2016-07-21 17:53   수정 2016-07-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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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m 낙하 때 안 깨질 확률 80%
터치감 유지하며 내구성 강화

2007년 교도소 면회유리창 개량
아이폰 탑재 후 45억장 넘게 팔려

안 깨지는 플라스틱 대체 움직임에
코닝 "휘는 유리 개발 등 돌파구"



[ 김현석 기자 ]
오는 8, 9월 공개될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과 아이폰7의 커버 유리는 기존 제품보다 두 배 강해진다. 1m 이내 높이에서 떨어뜨리면 거의 깨지지 않으며, 어깨높이인 1m60㎝에서 떨어져도 깨지지 않을 확률이 80%로 추정된다. 이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코닝 고릴라글라스가 사용자의 큰 불만거리였던 잘 깨지는 점을 대폭 개선해서다.

코닝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팰러앨토의 서부기술센터에서 5세대 고릴라글라스를 공개했다. 스마트폰 커버 유리의 이름인 고릴라글라스는 2007년 애플 아이폰에 처음 탑재된 뒤 지금까지 45억장이 넘게 팔린 제품이다. 존 베인 코닝 부사장은 “시장 조사를 해보니 스마트폰 사용자 85%가 1년에 한 번 이상 스마트폰을 떨어뜨린다”며 “5세대 제품은 4세대에 비해 강도를 두 배로 높였다”고 말했다.

◆“어깨높이에서 떨어져도 안 깨진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커버 유리가 깨지는 현상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톨루나가 전 세계 11개국 사용자를 조사했더니 85%가 1년에 한 번 이상 스마트폰을 떨어뜨리며, 세 번 이상 놓친 사람도 55%나 됐다. 또 60% 이상은 허리와 어깨 사이 높이에서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4세대 고릴라글라스(두께 0.8㎜ 기준)는 1m 높이에서 낙하 실험을 했을 때 80% 이상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5세대에선 높이를 성인 어깨 수준인 1m60㎝로 높였다. 여기서 떨어뜨려도 80% 이상이 깨지지 않도록 했다. 58개 스마트폰을 20㎝부터 20㎝ 단위로 높여 계속 떨어뜨렸더니 1m 이하에서 깨진 건 2개에 불과했고 41개가 2m20㎝까지 멀쩡했다. 베인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허리와 어깨 사이 높이에서 떨어뜨린다는 점을 반영했다”며 “터치 민감도와 투명성을 유지하거나 높이면서도 낙하충격 때 내구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유리는 다음달 2일 발표되는 삼성 갤럭시노트7, 9월에 공개되는 애플 아이폰7 등에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코닝이 실험한 0.8㎜의 절반 두께인 0.3~0.4㎜의 얇은 유리를 탑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코닝 관계자는 “유리가 얇아지면 5세대 고릴라글라스도 1m 높이에서 떨어뜨릴 때 깨질 수 있다”며 “스마트폰 제조사의 설계와 디자인에 따라 실제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도소 면회장 유리가 시초

渼戮?1870년대 토머스 에디슨의 요청으로 전구용 유리를 개발한 회사다. 고릴라글라스도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개발할 때 찾아오면서 개발이 시작됐다. 플라스틱으로는 스크래치 강도나 투명성 등에서 만족할 수 없어서다. 코닝은 당시 가장 단단했던 교도소 면회장에 쓰인 유리를 개량했다. 퓨전공법(녹은 유리를 밑으로 흘려보낸 뒤 바로 굳혀 흠이 없게 만드는 방법)과 이온교환공법(유리 내부의 작은 이온을 유리 밖의 큰 이온과 치환시키는 공법. 표면이 강해져 충격에 견딜 수 있게 된다) 등 첨단 기술을 쏟아부었다. 그 프로젝트를 맡은 팀 이름이 ‘고릴라’였다.

2007년 900만대의 스마트폰에 고릴라글라스가 처음 탑재됐다. 코닝은 평균 2년 단위로 이를 개량해왔다. 2013년 나온 3세대 제품은 스크래치가 거의 생기지 않았다. 4세대 제품부터는 낙하 충격을 견디는 게 화두였다. 이런 혁신을 거쳐 지난 10년간 팔린 고릴라글라스는 45억장에 달한다. 2014년 3월부터는 한국 코닝정밀소재(옛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아산공장에서 많은 양을 생산 중이다. 베인 부사장은 “4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사실상 점유율이 10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고릴라글라스도 위기를 맞고 있다. 디스플레이 회사들이 안 깨지는 플라스틱으로 유리를 대체하려고 연구 중이다. 하지만 스크래치에 견디는 강성 등에서 아직 고릴라글라스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베인 부사장은 “아예 안 깨지는 고릴라글라스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휘어지는(플렉시블) 유리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팰러앨토=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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