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우 기자 ] 낙하산 인사의 폐해가 속속 드러나면서 부당한 인사 청탁과 낙하산 관행을 뿌리뽑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야권은 이른바 ‘낙하산 금지법’을 속속 내놓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금융권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금융사 임원이 되려면 반드시 2년 이상의 금융사 근무 또는 금융 관련 교수·변호사·공인회계사, 금융 관련 공공기관 경력 등을 갖추도록 하는 내용이다. 박 의원은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은 한국 금융산업 경쟁력을 세계 80위권 수준으로 떨어뜨린 원인”이라며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창당 1호 법안’으로 삼은 ‘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안’은 공공기관·준정부기관 임원에 정치인 임명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월 국회에 제출됐으나 여야 파행 속에 19대 국회 처리에는 실패했다. 국민의당 측은 “20대 국회에서 이 법안을 주요 과제로 삼아 적극 추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실세가 금융권과 공공기관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며 “부조리한 인사청탁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인사청탁방지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금은 공직자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인사청탁을 하면 공무원행동강령에 따라 해당 기관의 징계를 받고, 청탁 과정에서 금품이나 향응 같은 대가가 오갔다면 형법상 뇌물죄로 처벌받는다. 오는 9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기존 징계 외에 김영란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추가로 물게 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인사청탁 당사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등 강력한 수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김영란법을 개정해 인사청탁 등 부정행위자 이름, 직책 등의 정보를 인터넷에 의무적으로 올리도록 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놓기도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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