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인지도 '두 토끼' 잡았다
'K3 판매왕' 예능 형식 행사
SNS 영상조회 600만건 넘으며 지난달 판매량 126% 급증
바이럴 마케팅 효과 '톡톡'
삼성, RC 활용한 노트북 실험·LG '청소기로 빌딩 등반' 인기
제품 성능 뽐내며 홍보 극대화
[ 김순신 기자 ] 전자·자동차업체들이 바이럴(viral·입소문) 마케팅에 속속 나서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가 늘면서 온라인을 통한 광고 효과가 커진 데다 제품에 고유한 이야기를 입힐 수 있어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자체 영상을 활용한 입소문 마케팅은 15초나 30초에 불과한 TV 광고보다 효과가 큰 편”이라며 “SNS를 활용한 입소문 마케팅을 전 제품군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3 입소문 타고 판매 수직 상승
기아차는 지난달 개그맨 양세형(K3 쿠페), 양세찬(K3 유로), 박나래(K3 세단) 씨가 K3의 장점을 예능 형식으로 설명하고, 거리에서 직접 K3를 판매하는 ‘서바이벌 세일즈 배틀 K3 판매왕’ 이벤트를 열었다. 개그맨들은 4주간 직접 K3 차량을 운전하며 홍보했고, 마케팅 활동이 담긴 동영상은 지속적으로 웹사이트에 올라갔다.
‘개그맨이 파는 차’라는 입소문이 퍼지자 네티즌은 SNS로 영상을 전달하기 시작했고, 동영상은 60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판매왕을 뽑는 온라인 투표에 17만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했다”며 “판매왕으로 뽑힌 박나래 씨는 본인이 이용하던 차량을 구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아차는 판매왕 행사가 열린 지난달 K3를 4091대 판매했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의 월평균 판매량보다 126% 많은 수치다. 서보원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이사)은 “판매왕 행사는 개그맨의 거리 유세, 게릴라 시승 등 다양한 콘텐츠로 탄탄히 채워졌다”며 “입소문 마케팅 덕분에 매출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까지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전했다.
○입소문으로 전자제품 성능 뽐내
전자업계는 제품의 성능을 알리기 위해 입소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V 프로그램 이름을 입소문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공개한 커브드(곡면) 모니터의 바이럴 영상에선 커브드 모니터가 눈의 피로를 줄여준다는 점이 강조된다. 공개 2주 만에 150만건의 조회 수를 달성한 영상의 제목은 ‘우리 아이(eye)가 달라졌어요’다.
삼성 노트북 9 광고 ‘메탈레이스’ 영상에선 무선조종(RC)자동차에 노트북을 결합해 온갖 장애물의 충격에 견디는 모습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노트북 9을 실은 RC카를 작동시켜보는 체험 행사도 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가 직접 노트북의 레이스 체험을 하도록 한 것은 제품 내구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행사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도 제품 성능을 홍보하기 위해 입소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여성 등반가 시에라 블레어 코일이 LG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 두 대를 배낭처럼 메고 청소기 흡입구와 연결된 흡착판만을 이용해 높이 140m의 33층 빌딩 꼭대기를 오르는 동영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LG전자 관계자는 “무선 청소기가 유선 청소기보다 흡입력이 약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준비한 프로젝트”라며 “실험형 마케팅을 통해 제품에 대한 호감도와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1000rpm(모터가 1분에 1000회 회전)의 속도로 돌고 있는 저진동 드럼세탁기 위에서 12시간 동안 3.3m 높이의 카드탑을 쌓아 기네스협회에서 ‘12시간 가장 높이 쌓은 카드탑’ 인증을 받기도 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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