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의 변신'…첨단 신제품 개발 중심지로

입력 2016-07-25 17:11  

김낙훈의 현장 속으로

적조 탐지보트·로봇제조장비·임플란트 시술보조장비…공동 시제품 제작 한창

씨엔에스 등 13개사 공동
무인 GPS 부착한 적조 탐지보트 연내 첫선

6개팀 51개사 시제품 도전 중
"우리 먹거리는 우리가 찾자"
단순 가공 벗고 새시장 개척



[ 김낙훈 기자 ] 폭염이 맹위를 떨치던 지난 24일 서울 문래동 2가 문래머시닝밸리. 이수민 씨엔에스 사장은 휴일도 잊은 채 냉방이 안된 공장에서 무더위와 싸우며 ‘특수보트’ 개발에 여념이 없었다. 단순한 놀이용 보트가 아니라 무인 위성항법장치(GPS)를 부착한 ‘적조 탐지보트’다. 이 사장은 “국내엔 저수지 1000여개가 있는데 가뭄 때면 적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며 “적조 기미가 보이면 이를 파악해 지방자치단체 등이 예방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적조 탐지보트를 연내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인 GPS가 부착돼 있고 적조 지표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달려 중앙관제센터에서 원격 운용할 수 있다”며 “실시간으로 위치 좌표와 함께 적조 상태를 중앙관제센터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적조 탐지보트는 ‘프로덕트 매니저(생산책임자)’인 김영섭 아주레이저커팅 대표를 중심으로 씨엔에스 대영기업 에스테크 등 문래동 소재 13개사가 공동 개발하고 있다. 1978년 서울공고를 졸업한 뒤 30여년 동안 현장 경험을 쌓은 이수민 사장은 1991년 문래동에 정착하면서 이웃 기업인들과 교분을 쌓았고, 이런 경력이 공동 시제품 제작으로 이어지게 됐다.


문래동에는 총 6개팀 51개사가 공동으로 첨단 시제품을 개발 중이다. 곽의택 문래소공인특화지원센터장은 “문래머시닝밸리에는 약 1300개 금속가공업체가 있다” 며 “경기침체로 수주가 줄자 ‘우리 먹거리는 우리가 개발한다’는 생각으로 업체들이 공동 시제품제작팀을 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외부에서 제안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제품을 만들기도 하고 스스로의 아이디어로 신제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태승엔지니어링 등 7개사는 ‘의료기기 및 첨단장비 시제품제작팀’, 윤창정밀 등 10개사는 ‘자동화산업기계제작팀’을 구성했다. 한빛정밀 등 6개사는 ‘의료기계 및 첨단장비제작팀’, 정수목형 등 6개사는 ‘인쇄기계 및 첨단로봇제작팀’을 결성했다.

윤정호 문래소공인특화지원센터 부장은 “외부에서 시제품 제작 의뢰가 들어오면 센터가 접수해 프로덕트 매니저협의체에 부탁한다”며 “이들이 회의를 거쳐 전문팀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생산기술연구원 창조경제혁신센터 전문대커리어패스협의회 등 유관기관과도 협업하고 있다. 윤 부장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설계도면에서부터 최적 소재 선택, 정밀가공, 미크론 단위의 마무리 공정을 거쳐 완제품을 생산해 발주자에게 건네주거나 문래동 기업 스스로의 제품을 완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제품제작팀과는 별도로 혁신동아리인 ‘매스티지(masstige)제작팀’들도 결성됐다. 매스티지는 ‘대중명품’을 의미한다. 김성회 경성기계 팀장을 프로덕트 매니저로 하는 ‘ATM’은 6개사 대표와 팀장급이 모여 첫 사업으로 기존 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바꿔주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김대구 공간정밀 사장을 팀장으로 6개사 관계자들이 모인 ‘K-Makers’ 동아리는 ‘임플란트 시술보조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임플란트 시술보조장비가 개발되면 세계 최초의 제품이 될 것”이라고 이 동아리 관계자는 설명했다.

‘잃어버린 20년’을 보내고 있는 일본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중소기업들이 공동 시제품 제작에 나서고 있다. 도쿄 남부 4000여개 중소기업 밀집지인 오타구(大田區)에선 오타구산업진흥협회를 중심으로 100개 업체가 모여 공동 시제품과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김낙훈 중소기업 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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