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태윤 기자 ] 롯데그룹에서 인재육성을 책임지고 있는 전영민 롯데 인재경영연구소장(사진)은 ‘독서 마니아’다. 동료 직원들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몇 초 동안,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책에서 눈을 떼지 않는 분”이라고 말했다. 임원으로서 바쁜 와중에 매년 250권 이상을 읽는다는 그는 “책 읽는 것도 습관”이라며 “자꾸 읽다 보면 속도도 빨라진다”고 자신만의 독서 비결을 소개했다.
책을 읽은 뒤엔 독서일기 ‘이지(理智)리딩(Reading)’을 써서 3년째 공유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통권 88회 ‘세계 최고로 운 좋은 사나이, 시진핑’을 내놨다. 14억 인구 대국 중국에서 시 주석이 왜 최고 행운의 사람인지를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등 이전 주석들의 역사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그의 방에는 좌우로 책장이 길게 줄지어 있다. 회의 테이블에도 《지행33훈》 《유대인 경제사》 《오일의 공포》 《채식주의자》등 경영서부터 역사, 인문, 소설 등 온갖 종류의 책이 수십권 쌓여 있었다.
전 소장은 최근 급격한 정보기술(IT)의 발달로 기술과 역사 흐름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가 쓴 베스트셀러 《사피엔스》가 이 두 가지 흐름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인간 본연의 감정과 함께 역사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알려줍니다.”
전 소장은 다독뿐 아니라 다작과 다상량을 하는 것이 독서의 마침표라고 했다. 그는 책을 읽을 때는 노란색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으면서 읽고 문장이 너무 길면 책장을 접어둔다. “밑줄을 그어 놓으면 다음에 다시 책을 읽을 때라든가 글을 쓸 때 인용하기가 쉬워요. 읽은 책의 10%는 다른 리더들과 공유하고 책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회사 일에 적용할지 토론합니다.”
그는 운전과 골프를 하지 않는다. 책을 읽기 위해서다. “독서 전략은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에 달려있어요. 저는 책 읽기를 위해 운전과 골프를 포기한 겁니다.”
25년차 직장인인 그는 직장 후배들을 위한 회사 지침서 《어떻게 일하며 성장할 것인가》 《팀장 매뉴얼》 《여성인재에 길이 있다》 등 세 권의 책을 썼다. “신입사원 때 왜 이 일을 해야 하고 보기 싫은 상사를 왜 봐야 하는지 등 회의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임원이 되고 보니까 20여년 전 제가 했던 그 고민을 후배들이 똑같이 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주니어 사원에게 회사 일은 무엇이고, 상사란 누구인가 등을 알려주고 싶어 책을 썼습니다.”
전 소장은 사회 진출을 앞둔 20대에게 “이젠 정년 60세를 보장해주는 회사가 없어진 ‘노마드 시대’”라며 “끊임없이 배우고 변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