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산 550억 한국의 슈퍼리치, 헤지펀드에 뭉칫돈 담는다

입력 2016-07-25 18:36  

삼성패밀리오피스 투자 성향 분석해보니…

투자자산 2700억 중 1900억을 헤지펀드에
H클럽에쿼티펀드 수익률 연평균 7% 안팎



[ 이지훈/나수지 기자 ]
초저금리 시대에 대응하는 부자들의 선택은 헤지펀드였다. ‘삼성패밀리오피스’는 총자산 200억원 이상 혹은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을 보유한 초부유층만 가입할 수 있는 삼성생명의 프라이빗뱅킹(PB)센터다. 여기에 들어간 투자금의 70%가량이 헤지펀드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는 49명 이하의 투자자로부터 1억원 이상의 돈을 받아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을 일컫는다. 공모펀드에 비해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이 자유롭고, 투자 지역과 대상에 제한이 없어 펀드매니저 역량에 따라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수익률 어떻길래…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패밀리오피스는 투자자산 2700억여원 가운데 약 69%에 달하는 1900억여원을 삼성자산운용 ‘H클럽에쿼티펀드’를 비롯해 △미래에셋자산운용?‘스마트Q아비트라지펀드’ △DS자산운용의 ‘진(珍)펀드’ △파인밸류자산운용의 ‘IPO메자닌플러스펀드’ 등 헤지펀드 네 곳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 들어서만 700억여원이 헤지펀드에 추가로 몰렸다고 한다.

2011년 설립된 삼성패밀리오피스는 1400여명 고객의 1인당 평균 자산이 550억원에 이르는 국내 최고 부자들이 모인 PB센터다. 한국에서 개인들이 투자한 헤지펀드 규모가 약 1조2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패밀리오피스 한 곳에서만 16%의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부자들이 헤지펀드에 뭉칫돈을 밀어넣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고 운용이 안정적이라는 입소문이 나서다. H클럽에쿼티펀드는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는 펀드답게 2011년 12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이 44.07%에 달한다. 연간 수익률도 7% 안팎을 유지하면서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형’ 헤지펀드로 인정받고 있다. 삼성패밀리오피스 관계자는 “자산가들은 자산을 불리는 것보다 잘 지키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며 “헤지펀드를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돈을 불릴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부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가 왜 투자하나

삼성패밀리오피스의 주류 고객은 중소·중견기업 오너급 경영자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자산은 법인 주식(54%)과 부동산(24%)에 집중돼 있다. 금융자산은 19% 정도다. 이들이 상속을 앞두고 부동산과 법인 주식을 줄여 현금화한 자산의 투자처를 찾아 나선 것도 삼성패밀리오피스가 헤지펀드 투자를 늘린 이유 중 하나다.

자산가들이 해외 투자를 꺼리는 것도 헤지펀드가 관심을 받는 이유다. 해외 주식이나 펀드 등에 투자해 거둔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최대 41.8%의 세금을 물어야 한다. 삼성패밀리오피스는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들의 전체 자산 규모를 약 300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론 헤지펀드가 언제나 플러스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운용을 잘못하면 언제든지 손해를 볼 수 있다. 일부 헤지펀드는 올 들어 -20% 안팎의 수익률을 냈다. 기온창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장은 “투자 전략, 환매 조건 등의 정보를 완전히 알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며 “수수료가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훈/나수지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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