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 없인 현지화 불가능
한국 벤처, 해외서 대박나도록 도울 것
[ 임원기 기자 ] 2013년 초 설립된 스파크랩스는 국내 최초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 액셀러레이터(창업육성기관)다. 한국과 미국에서 창업했거나 사업한 경험이 있는 동포 4명이 설립, 지금까지 56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이들의 해외시장 공략을 도왔다.
김유진 스파크랩스 대표(사진)는 26일 “수년 동안 국내 스타트업을 찾아 보니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적절한 팀 구성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았다”며 “해외시장은 국내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그 시장에 맞는 인재를 새로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시장에 최적화한 인재 채용에 매우 능숙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사례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추천했다.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현지화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게임을 비롯한 각종 콘텐츠, 서비스 관련 앱의 기술적 장벽은 낮아졌다”며 “PC에 비해 화면 크기나 기술 측면에서 훨씬 제한적인 스마트폰이라는 환경이 주 무대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적절한 시점에 고객에게 어떻게 알릴 것인가, 어떻게 차별성을 부각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의 수요에 대응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0년대 초반 글로벌 온라인게임 시장을 석권한 한국 게임이 모바일 시대 들어와 고전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했다. 그는 “PC 기반의 게임 시장에서는 기술력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가 우수한 한국 게임업체가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게임 시대엔 기술적 장벽이 낮아지면서 이런 장점이 모두 사라졌고, 그동안 기술적 우월함에 의존하느라 소홀히 한 현지화의 약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미국 미시간주립대를 졸업하고 NHN, 버티고게임즈, 포도트리, 텐센트 등을 거쳤다. 2013년 초 김호민, 이한주, 버나드 문 등과 함께 스파크랩스를 창업했다. 김 대표는 “‘왜 한국 벤처기업 중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회사가 없을까’라는 질문이 스파크랩스 설립의 계기”라며 “한국 스타트업이 해외시장에서 대박이 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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