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섭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급락했던 증시가 반등하면서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전략 상품인 ‘커버드콜(covered call)’과 ‘로우볼(low volatility)’ 펀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두 전략은 횡보장에서 일정 부분 수익을 내면서 하락장에선 손실 폭을 줄일 수 있는 ‘저성장 시대 재테크 상품’으로 최근 인기를 끌었다.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 매도로 추가 수익을 얻는 커버드콜 펀드는 브렉시트 직후 콜옵션 가격이 평소보다 50% 이상 높아지면서 추가 이익을 낸 반면 로우볼 펀드는 손실 폭을 만회하지 못해 고전 중이다.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A’ 펀드는 지난달 24일 브렉시트 발생 이후 1.5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브렉시트 직후 2% 이상 떨어지기도 했지만 한 달 만에 급반등했다. 마이다스KOSPI200커버드콜상장지수펀드(ETF)도 같은 기간 2.15% 올랐다. 두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각각 6.28%와 9.21%로 2785개의 주식형펀드 상승률 3.93%보다 높았다.
커버드콜 전략은 일반 주식에 투자하는 동시에 현재 주가보다 높은 행사가격의 콜옵션을 매도하는 투자 전략을 구사한다. 예를 들어 코스피가 2000이라면 펀드는 코스피가 2100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상대방에게 콜옵션을 매도하고 옵션 프리미엄을 받는다.
이때 옵션 만기일에 코스피가 2000 이하로 하락하게 되면 계약 상대방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펀드는 프리미엄만큼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는 떨어졌지만 프리미엄만큼 다른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콜옵션 프리미엄 가격은 평소보다 2~3배 높아진다.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A펀드를 운용하는 이현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에셋투자부문 상무는 “브렉시트로 콜옵션 프리미엄이 평소의 1.5배 수준으로 올라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콜옵션 매도를 통해 월 0.3%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반면 변동성이 낮은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로우볼 펀드는 수익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TIGER로우볼ETF는 브렉시트 이후 -1.05%를 기록하고 있다. 연초 이후로도 -1.03%의 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60% 올랐다. 한화ARIRANG스마트베타로우볼ETF도 지난달 24일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0.72%)을 기록 중이다. 브렉시트 직후 수익률 하락폭이 2~3%로 적은 편이었지만 반등장에서 만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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