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흡입 석션 칫솔 개발
올해 매출 15억원 예상
9월께 제품 5천개 미국 수출
[ 조미현 기자 ] 양칫물을 빨아들이는 칫솔이 있으면 어떨까. 이승민 블루레오 대표(28·사진)는 장애인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장애인에게 양치질을 해주는데 양칫물을 삼키거나 흘리는 바람에 곤혹스러운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액체를 흡입하는 ‘석션 칫솔’을 고안해 특허 등록을 추진했고 2014년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이듬해 시제품으로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2015 KT&G 아시아대학생 창업교류전’에서 상을 받았다.
27일 본사 사무실이 있는 서울 공릉동 제1창업보육센터에서 만난 이 대표는 “의료기기 회사와 손을 잡고 본격 판매를 앞두고 있다”며 “올해에만 15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레오의 석션 칫솔 ‘소닉백’은 물 없이 칫솔질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액상 치약과 함께 사용한다. 칫솔질을 하다가 나오는 침이나 치약은 칫솔이 빨아들여 연결된 비닐백에 모인다. 칫솔모 아래에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이 있어 치아를 닦아주는 사람이 입 안을 확인할 수 있다. 칫솔모 교체도 가능해 위생적이다.
특허까지 받은 아이디어로 시제품을 제작했지만, 실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렸다. 1년6개월 동안 17번이나 제품을 수정했다. 사회복지사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는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해 디자인부터 기능까지 꼼꼼히 보완했다”고 말했다. 기존 전동칫솔처럼 몸체를 둥글게 했다가 한쪽 면을 평평하게 만든 것도 사회복지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보다 편하게 칫솔을 쥘 수 있게 됐다”는 피드백이 돌아왔다.
이 대표는 의료기기업체 자원메디칼과 유통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까지 국내에서만 1만5000개가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애인 보조기구로 등록되면 판매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미국 수출을 위해 치과용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비엔엘바이오테크 미국법인과 계약을 맺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의료기기 허가도 받았다. 이르면 오는 9월께 제품 5000개를 미국에 수출한다. 블루레오는 2018년 매출 목표를 217억원으로 잡았다. 이 대표는 “석션 칫솔은 장애인용뿐 아니라 노인용, 유아용, 애완동물용 등 수요처가 다양하다”며 “앞으로 세정액 분사 기능까지 더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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