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따른 중국 리스크 부각
[ 고은이 기자 ] 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은 LG생활건강 주가가 급락했다. 사드(THAD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여파로 한국 화장품 업체에 대한 중국의 장벽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차익실현 매물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27일 LG생활건강은 8.15% 하락한 100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5539억원, 225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8.5%, 34.1%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거꾸로 갔다.
이희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이 한국 업체에 대한 위생허가를 강화하는 등 규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계속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LG생활건강은 직접 수출을 하는 만큼 다른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보다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는 이날 각각 1.48%, 3.86% 떨어졌다. 에이블씨엔씨(-7.92%), 코스맥스(-3.67%), 한국콜마(-2.41%) 등도 하락했다. 화장품 용기 등을 제조하는 연우도 3.07%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펀드 환매에 따른 기 ?순매도 역시 화장품주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의 면세점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중국 수출도 견조한 만큼 장기적으로 주가는 우상향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드 문제는 시장의 단기 우려로 끝날 것”이라며 “LG생활건강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이날 LG생활건강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LG생활건강 주가가 최근 크게 오른 데다 중국 더페이스샵 매출 성장세가 주춤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 다이와증권 등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이날 LG생활건강에 대한 평가를 ‘매수’에서 ‘중립’으로 조정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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